25일 개봉 두 영화… 박보영 주연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vs 수지 주연 ‘도리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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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코미디에 생활연기까지 척척
수지, 비주얼 포기하고 연기로 승부

박보영은 “친구들에게서 회사에 하재관 같은 상사가 한 명씩은 꼭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며 “그런 친구들 이야기와 신인 시절 혼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도라희를 연기했다”고 했다. 퍼스트룩 제공
박보영은 “친구들에게서 회사에 하재관 같은 상사가 한 명씩은 꼭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며 “그런 친구들 이야기와 신인 시절 혼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도라희를 연기했다”고 했다. 퍼스트룩 제공
국민여동생 대 국민첫사랑.

25일 개봉하는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와 ‘도리화가’는 각각 박보영(25)과 수지(21)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과속스캔들’에서 발랄한 모습으로 한때 ‘국민여동생’ 타이틀을 얻었던 박보영과 ‘건축학개론’으로 만인의 첫사랑으로 등극했던 수지가 맞붙는 셈이다. 코미디와 휴먼드라마로 장르는 다르지만 서툴고 어설픈 주인공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두 사람이 맡은 역할은 닮았다.

○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

‘열정…’은 스포츠신문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가 이른바 ‘인간 탈곡기’ 부장 하재관(정재영)을 만나 겪는 혹독한 신입 생활을 그린 코미디다. 김밥 한 줄 먹을 시간도 없이 취재현장에서 시달리고, 기껏 써 간 기사는 “니 생각, 니 느낌 다 필요 없다”며 갈기갈기 찢긴다. 여기에 잠입취재 끝에 얻어걸린 한류스타 우지한(윤균상)의 스캔들 단독 기사를 썼지만 도리어 궁지에 몰린다. 성질을 못 이겨 전화기 부수기가 다반사인 하재관과 신입다운 ‘무개념’ 발언과 행동을 일삼는 도라희의 콤비 플레이가 영화를 맛깔스럽게 이끈다.

10대 소녀나 학생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박보영은 이번 작품에서 실제 나이와 비슷한 사회 초년생을 연기했다. 부장에게 당돌하게 대들다 결국 찍소리도 못하고 응징당하거나 월세와 생활비 때문에 월급이 스치기만 한 통장 잔액에 괴로워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tvN ‘오 나의 귀신님’에서 처녀귀신에 빙의된 나봉선 역을 맡아 보여줬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에 그 나이에 맞는 생활 연기가 더해졌다.

하지만 ‘과속스캔들’에서 이어져 온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는 있다. 올해 ‘경성학교’에서는 소심하고 병약한 10대 소녀, ‘돌연변이’에서는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악플러’를 연기했지만 흥행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박보영 역시 “‘돌연변이’나 ‘경성학교’에서의 역할은 대중이 보고 싶은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흥행을 떠나 연기 폭을 넓혀야 할지, 대중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수지는 “판소리는 수업한 내용을 녹음해 스케줄 중간중간 들으며 주야장천 반복 학습했다”며 “재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노력으로 이겨내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퍼스트룩 제공
수지는 “판소리는 수업한 내용을 녹음해 스케줄 중간중간 들으며 주야장천 반복 학습했다”며 “재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노력으로 이겨내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퍼스트룩 제공
○ ‘도리화가’ 수지

‘도리화가’는 조선 최초의 판소리학당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류승룡)와 그의 제자이자 최초의 여류 소리꾼으로 기록된 진채선(수지)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채선은 어릴 적 부모를 잃었을 때 위로가 됐던 신재효의 소리를 잊지 못해 어깨 너머로 판소리를 배운다. ‘여자는 소리를 할 수 없다’는 불문율을 들어 채선을 내쳤던 신재효는 흥선대원군(김남길)이 전국 소리꾼 경연인 ‘낙성연’을 열자 남다른 재능을 지닌 채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가르친다. 금기를 어긴 두 사람은 낙성연에서 목숨을 걸고 한판 소리를 펼친다.

수지는 이번 영화를 위해 1년 동안 판소리를 배웠다. 한겨울에 여러 차례 물에 빠지는 장면과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는 장면을 소화했고, 검댕 묻은 까무잡잡한 민얼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인물 간의 관계나 감정이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은 허술한 이야기 전개가 몰입을 방해하지만 스승을 향한 애틋함과 재능을 펼치지 못한 한이 어우러진 수지의 연기가 영화 후반부를 견인한다.

수지는 “부모님의 반대로 몰래 가수 연습생 생활을 하던 때의 속상함과 서러움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호기심 많은 10대 소녀에서 영화 후반부의 깊이 있는 감정 연기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해 냈다”고 평했다. 수지는 내년 방영 예정인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가제)에서 김우빈의 상대 역인 다큐멘터리 PD를 연기한다. 그가 처음으로 맡는 직장인 역할이다.

이새샘 iamsam@donga.com ·김배중 기자
#박보영#수지#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도리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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