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안하무인’이었던 일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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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열리기 전에 결승 선발 예고… 조별리그 중엔 4명이 밤샘 술파티

정말 해도 너무한 일본이었다. 안하무인(眼下無人)이었다.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대회 중 음주가무를 즐겼고, 감독은 준결승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결승전 선발 투수를 예고했다. 게다가 일본과 한국이 맞붙은 준결승전에는 일본 심판도 나섰다.

대만 주간지 ‘이저우칸(壹週刊)’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한 1987년생 동갑내기 일본 야구 대표팀 선수 4명이 조별리그 중이던 12일 타이베이에 있는 한 클럽에서 대만 걸그룹 멤버들과 함께 새벽까지 파티를 벌였다고 18일 보도했다. 일본 대표팀 에이스 마에다 겐타(히로시마), 톱타자 아키야마 쇼고(세이부), 주전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투수 오노 유다이(주니치)가 문제의 선수들이다. 이들은 클럽에서 나온 뒤에도 길거리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술을 마시면서 여흥을 만끽했다.

감독도 거들었다. 일본 대표팀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19일 한국과의 경기 전 “결승전에 다케다 쇼타(22·소프트뱅크)를 내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선발투수는 경기 시작 24시간 전에만 예고하면 된다. 하지만 ‘전승 우승’에 대한 자만심에 올라갈지 아닐지 모르는 결승전 선발을 미리 발표한 것이다.

일본의 무례한 행동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일본을 적극 밀어줬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이날 준결승전 좌선심으로 일본인 가와구치 고다 심판을 배정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항의하자 조직위는 “심판 배정은 WBSC 심판부가 한다. 심판부는 독립 기구라 조직위에서 심판 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발뺌하며 “WBSC 규정에 경기 참가국 출신 심판이 구심과 누심은 볼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선심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안하무인#일본#술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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