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임동섭 ‘한국농구의 오아시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5시 45분


삼성 임동섭은 2015~2016시즌 슈팅가드로 변신했다. 198cm의 장신인 그는 새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하며 한국남자농구에서 찾아보기 드문 장신 슈터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제공|KBL
삼성 임동섭은 2015~2016시즌 슈팅가드로 변신했다. 198cm의 장신인 그는 새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하며 한국남자농구에서 찾아보기 드문 장신 슈터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제공|KBL
키 198cm에 스피드·몸놀림도 수준급
가드 변신후 평균 12.91점·4R·2.4AS
국가대표팀에 없는 장신 슈팅가드 최적


한국농구에서 장신화는 오랜 숙원이다. 최근 들어 우수한 빅맨들이 다수 배출되면서 목마름은 어느 정도 해갈됐다. 그러나 가드 포지션에선 여전히 장신 선수들이 부족하다. 양동근(34·180cm·모비스)과 조성민(32·189cm·kt)이 아시아권에선 충분히 통하는 기량을 보유했지만, 둘 다 키가 큰 편에 속하진 않는다. 이 때문에 장신 가드가 버틴 팀을 만나면 한국은 변칙수비를 해야 했고, 신장 차이로 어려움을 겪곤 했다.

최근 남자프로농구에 장신 슈터가 한 명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 임동섭(25)이다. 키 198cm의 임동섭은 스피드와 몸놀림이 좋아 가드 수비까지 해내고 있다. 중앙대 재학 시절 유망주로 꼽혔던 그는 피로골절 부상을 입어 2014∼2015시즌 전체를 쉬는 바람에 잠시 잊혀졌다. 2015∼2016시즌 복귀하면서 포워드에서 가드로 포지션을 바꿔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21경기에서 평균 12.91점·4.0리바운드·2.4어시스트로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당 2.19개의 3점슛 성공으로 이 부문 5위에 올라있다. 3점슛 성공률도 35.94%로 준수하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대학 시절 파워포워드까지 소화했다고 들었는데, 훈련을 시켜보니 스피드도 좋고 외곽슛을 겸비해 본인과 상의해 포지션을 바꿨다. 지금까지는 잘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비는 상대 포인트가드를 맡겨도 될 정도로 잘 따라다닌다. 요령은 부족하지만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현재는 장점인 외곽슛에 집중시키고 있다. 슈팅가드로 자리를 잡으려면 패스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전까지 안 했던 부분이라 시간이 필요하다. 패스에 눈을 뜨면 국제용이 가능한 대형 슈팅가드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전망했다.

임동섭은 모두가 인정하는 노력파다. 팀 훈련에 앞서 개인기술 훈련을 꼭 한다. 귀찮을 법도 하지만 포지션을 바꾼 뒤 볼 핸들링을 발전시키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비디오 분석을 하는 등 경기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감독님의 주문대로 좀더 간결하게 농구를 해야 하는데 실수가 많은 편이다. 부상으로 쉰 기간이 길어 조금은 조급했던 것 같은데 서서히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대표팀, 국제경기 등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지금은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농구명가 삼성이 꼭 부활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모비스는 19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홈경기에서 85-66으로 이겨 4연승을 달렸다. 2위 모비스(15승6패)는 선두 오리온(18승4패)과의 간격을 2.5경기차로 좁힌 반면 4위 KCC(12승11패)는 2연패를 당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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