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5월 대동정신’ 해외서 실천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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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무너진 네팔 산골마을 학교 재건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20일 준공식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들이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의 한 학교를 재건해 더불어 사는 5월 대동정신을 해외에서 처음 실천했다.

5·18 민주유공자유족회는 20일 네팔 누아코트 지역 산골 마단푸어 마을 타라학교 새 건물 준공식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새 건물은 교실 4칸에 530m² 규모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차량으로 2시간 정도 가야 하는 마단푸어 마을의 타라학교는 유치원, 초등학교 과정을 함께 가르치고 있다.

주민들이 세운 타라학교는 학생 90여 명이 교실 6칸에서 수업을 받았다. 교사 7명이 머물던 교직원 기숙사는 별도 건물에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올 4월 네팔을 강타한 지진으로 교실과 교직원 기숙사가 무너지고 마을을 연결하는 도로도 부서져 학교 복구가 힘든 상황이었다. 주민들은 무너진 학교 건물을 대신해 산비탈에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양철로 벽, 지붕을 엮어 임시 교실을 만들었다.

5·18유족회는 타라학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뒤 발 벗고 나섰다. 학교 재건 비용으로 광주시에서 1800만 원을 지원받고 유족회 회원들이 900만 원을 모았다. 재건 비용을 마련한 유족회는 지난달 정수만 전 회장을 현지 공사를 위한 선발대로 보냈다.

타라학교 재건 공사는 쓸 수 있는 물건을 최대한 되살리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철근 파이프로 뼈대를 보강하고 허물어진 벽은 돌, 시멘트로 보수했다. 또 학교 지붕은 함석, 합판으로 설치했다.

유족회는 준공식에서 타라학교 학생들에게 헌옷 200kg과 5월 정신을 전하는 영문 책자도 전달한다. 준공된 학교 앞에는 ‘지진 피해를 당한 타라학교를 위해 숭고한 5월 정신의 뜻을 담아 5·18민주유공자유족회가 건립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판이 내걸린다.

정춘식 5·18 유족회 회장은 “네팔 오지 마을에 5월 정신의 한 축인 나눔 정신을 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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