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를 보는 또다른 즐거움, 바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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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19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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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에서는 개가 나오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개는 그들의 생활중 일부로 마치 집배원이나 택배 처럼 딱히 신경이 쓰이지 않는 존재가 된 지 오래다.
한국 영화는 어떨까. 누렁이들은 친숙하다. 하지만 그간 주변에 흔치 않았던 견종의 개들을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올들어 유난히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견종의 개들이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펫팸족들에게 영화를 보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잠깐 지나치고 마는 개가 아닌 주인공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도구로서 비중도 무시 못할 정도다.

사도의 아프간하운드는 특히 의지할 곳 없는 사도세자(유아인 분)의 마지막을 지키는 충직한 캐릭터로 각인됐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잭러셀테리어

지난해 12월31일 개봉하면서 올해 영화 강아지 열풍을 예고했다. 제목 자체가 개의 출연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는데.
아빠가 사라지고 생활고를 겪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부자집 개를 훔쳐내 돌려주는 것처럼 위장해서 돈을 벌자는 줄거리.
메이저 배급사를 잡지 못해 재상영의 곡절을 겪기도 했던 영화다. 개훔방에서 도둑질의 타깃이 되는 개는 잭러셀테리어 윌리.
10살 소녀가 생각해 낸 것에 걸맞는 앙증맞은 개다. 활동성이 무척 좋아 마당이 있는 집에서 기르기에 알맞다.

◇베테랑..카네코르소

배우 유아인을 1000만 배우 반열에 들게한 영화다. 올해 8월5일 개봉했다. 좌충우돌의 우직한 형사 서도철(황청민 분)과 인성 쓰레기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 분)의 대결을 그렸다.
조태오의 극악한 성격을 표현해 주는 극적 장치가 바로 개다. 이탈리아 원산으로 마피아의 개로도 불리는 카네코르소가 조태오가 휘두르는 골프채에 맞아 죽임을 당한다.
검은털의 카네코르소, 도회적 이미지도 풍기도 있어 재벌 3세의 애완견으로도 안성맞품이었다.

◇사도..아프간하운드

베테랑의 열풍이 사그라들기도 전인 9월16일 배우 유아인이 주연을 맞아 개봉한 영화다.
조선의 재부흥을 이끈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극적 삶을 그린 영화다. 영화 속 사도세자는 아버지 영조에 사랑을 받으려 무척이나 애를 쓰지만 영조에게는 아들보다는 왕조가 더 중요했다.
6살 아프간하운드 몽이는 뒤주 속에서 죽어가는 사도세자의 쓸쓸한 마지막을 함께 하는 충직한 개로 출연한다.
사도세자는 실제 그림을 좋아했고, 그가 남긴 개의 그림도 현재 남아 있다. 평소 게으르지만 긴 털을 휘날리는 모습이 귀족적인 아프간하운드. 왕세장의 개로서 손색이 없었다.

◇성난 변호사..도베르만

이선균 주연으로 10월8일 개봉했다. 돈만 아는 에이스 변호사가 재벌 회장에게 뒷통수를 맞은 뒤 반격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재벌 회장의 애완견으로 도베르만이 출연한다. 그런데 이 도베르만은 이선균이 복수를 실행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이선균은 도메르만의 짖음방지목걸이에 도청기를 장착, 각종 비위 사실을 녹음하고 이를 일반에 공개한다.
극중 도베르만 역시 주인에게 천대를 받아서인지 이선균에 아주 협조적이다. 다만 실제 도베르만의 모습과 다르다.
도베르만은 19세기말 독일의 한 경찰이 신변 보호를 위해 탄생시킨 개다. 근육질 몸매에 귀족적인 분위기에 침입자가 있을 때는 아주 공격적이 된다. 이에 경비견, 경찰견, 수사견, 군용견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검은 사제들..저먼셰퍼드&로트와일러

김윤석과 강동원 주연으로 이달 5일 개봉해 한창 상영중인 영화다.
교통사고 뒤 알 수 있는 증사에 시달리는 한 소녀를 사제들이 나서 구출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강동원은 신학생 최부제로 출연하는데 강동원의 이력을 알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가 바로 개다.
저먼셰퍼드와 로트와일러. 둘 다 독일 원산의 무시무시한 개들. 특히 로트와일러는 히틀러의 개로도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법상 맹견으로 분류돼 있어 외출시 무척 주의가 필요하다.
둘 다 강동원의 개에 대한 트라우마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대호..조선 호랑이

올해를 마무리할 정도. 다음달 개봉하는 영화 중에 조선 최고 포수의 이야기를 그린 대호가 있다.
큰 호랑이라는 뜻이다. 일제 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의 운명적인 만남을 그릴 예정이다.
일제는 인명 피해를 이유로 조선 호랑이를 유해조수로 지정하고 강점기 내내 구제 활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조선 호랑이는 사실상 이 땅에서 사라졌다.
조선 호랑이 멸종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사냥개로는 어떤 개가 나올 지 기대된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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