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퇴사한 직원이 차린 경쟁업체를 디도스 공격한 임원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9일 1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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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직원이 차린 경쟁업체를 상대로 대규모 디도스(DDos) 공격을 벌인 어린이집 회계프로그램 업체 임원과 스무살 해커가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경쟁업체 홈페이지를 마비시킬 목적으로 디도스 공격을 의뢰한 어린이집 회계프로그램 업체 임원 주모 씨(50·여)와, 주 씨 지인에게 의뢰를 받아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한모 씨(20) 등 해커 2명을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주 씨는 직원이었던 안모 씨 등이 회사를 나가 새 업체를 차리자 지인에게 150만 원을 건네며 디도스 공격을 해줄 해커를 찾았다. 주 씨의 의뢰를 받은 한 씨 등은 2013년 4, 6월 두 차례에 걸쳐 좀비PC 2000대 이상을 동원해 안 씨 업체의 사이트를 마비시켰다.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해커 한 씨는 고교 시절 악성코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아프리카TV 유명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들의 컴퓨터를 해킹한 뒤 노출 사진을 빼내 이를 빌미로 돈을 요구한 적이 있을 정도로 컴퓨터에 능통했다. 이들은 어린이집들이 안 씨 업체 홈페이지 회계프로그램에 한 달 실적을 등록하는 월말이나 월초를 노려 집중 공격했다. 안 씨는 “전에 근무했던 회사가 무리한 실적을 요구하며 부당한 수수료 조건을 내걸기에 함께 퇴사한 직원들끼리 조그만 업체를 차렸는데 그 이후 각종 민사소송을 걸더니 디도스 공격까지 감행했다”며 “전형적인 ‘갑’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올해 스무 살인 해커 한 씨는 범행 당시 고교 3학년에 불과했다. 한 씨는 직접 개발한 악성코드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1억 건이 넘는 개인정보를 빼내고, 13세 여자 초등학생이 쓰는 컴퓨터를 해킹해 하드디스크를 삭제하겠다고 협박한 뒤 음란 사진 촬영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교도소 수감 중에 이번 범행이 추가로 드러나 또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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