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몸이 허용할 때까지 계속 뛰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9일 05시 45분


전북 이동국(오른쪽)이 18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팀 후배 이근호가 옆에 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 이동국(오른쪽)이 18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팀 후배 이근호가 옆에 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전북현대
■ ‘전북 K리그 V4’의 주역, 이동국

“내 인생은 전북 이전·이후로 나뉘어
챔스리그 우승하고 200골 찍을 것
대표팀도 아직은 미련이 아닌 희망”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를 평정한 전북현대의 일등공신으로는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36)을 빼놓을 수 없다. 통산 4번째 정상에 오른 전북의 위대한 역사에 그의 이름은 빠짐없이 등장한다. 2009년부터 7번째 시즌을 함께해온 전북 최강희 감독은 “‘늘 푸른 소나무’처럼 (이)동국이는 우리를 지켰다”는 말로 제자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한다. 18일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우승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동국도 “프로선수로서 내 인생은 전북 이전과 이후로 나뉘고, 감독님은 평생의 은혜를 주신 분”이라며 ‘전북 맨’으로서의 특별한 심경을 드러냈다.

● 전북&최강희

“딱 맞는 옷이다. 난 모두 부러워하는 완벽한 시스템에서 훈련하고 준비한다. 자부심도 크다. 가슴 위의 전북 로고가 자랑스럽다.”

이동국의 축구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해 일찌감치 월드컵도 경험했지만, 그만큼 시련도 혹독했다. 2차례에 걸친 유럽 진출(독일·잉글랜드) 역시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전북에서 그는 다시 태어났다. 스승의 전폭적 신뢰 속에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큰 기둥 역할을 했다. 올 시즌 활약도 출중했다. 부상으로 잠시 전열을 이탈하기도 했지만 32경기에서 13골·5도움을 올렸다.

누구나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가 있다. 가족 못지않게 이동국에 힘을 실어주는 이는 지금의 스승이다. 2008년 후반기 가장 초라한 시간을 보낸 뒤 절박해졌을 때 먼저 손을 내민 이가 최 감독이다. 그는 최 감독에 대해 “평생의 은혜를 주신 분이다.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부상 없이, 꾸준히 뛰겠다는 생각이다. 입단 후부터 항상 그랬다”고 말했다.

●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아쉽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뛸 날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많은 힘을 쏟았다. 올해가 적기란 생각도 했다. 감바 오사카(일본)에 져 4강 진출에 실패했을 때의 충격은 대단했다.”

전북의 올해 최대 목표는 아시아 정상이었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8강에 올랐지만 거기까지였다. 오사카 원정에서 종료 직전 2-2를 만들어 4강 티켓을 거의 거머쥐는 듯했으나 끝내 좌절했다. 이동국은 말한다. “내가 지금까지 180골을 넣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리가 우승하면 200골도 넘었을 거다. 2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 은퇴

“언젠가 떠나야 할 순간이 올 거다. 경기력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먼저 감독님께 의사를 전할 거다. 죽을 날을 먼저 알 수 없는 노릇 아닌가. 경기력이 되고, 몸이 허용한다면 더 뛰는 게 맞다. 대표팀도 그렇다. 미련이 아닌, 희망이다. 꾸준히 능력을 발휘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선택 옵션을 늘려주는 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최근 이동국에 대해 최 감독은 “2년은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본인의 생각도 똑같다. 할 수 있는데, 먼저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동국은 올해 계약기간이 끝난다. 전북도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현 시점에선 2년이 유력하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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