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새 얼굴 찾은 美소방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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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진압 중 화상… 끔찍한 고통의 삶, 뇌사 남성 얼굴 기증받아 희망 찾아

화재를 진압하다가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은 미국 소방관이 26시간에 걸친 안면이식 수술로 새 얼굴을 갖게 됐다.

CNN은 16일 “올해 8월 미국 뉴욕대(NYU) 랜건 메디컬센터에서 얼굴과 두피, 상반신에 걸친 광범위한 이식 수술을 받은 자원봉사 소방관 출신 패트릭 하디슨 씨(41)가 평범한 삶을 되찾게 됐다”고 보도했다.

테네시 주에 사는 하디슨 씨는 14년 전 화재 진압을 하다 얼굴을 포함한 머리와 상반신 상부에 3도 화상을 입었다. 불이 난 집으로 들어가 인명을 구조하다 지붕이 무너졌던 것이다. 얼굴은 녹아내렸고 눈꺼풀 조직이 없어지면서 눈도 깜빡일 수 없게 됐다.

그는 사고 후 두 달에 걸쳐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자신의 다리 피부를 머리로 이식하는 수술을 71차례나 받았다. 하지만 귀, 입술, 코의 대부분을 회복할 수 없었다. 남아 있던 눈꺼풀 조직에는 다른 피부를 접합시켜 작은 구멍을 만들어 눈을 보호했다. 흉측한 얼굴 때문에 외출할 때면 항상 검은색 선글라스에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녔다. 하디슨 씨는 “아들딸 세 명 모두 나를 보자 울면서 도망쳤다. 죽는 것보다 더 끔찍했다”고 말했다. 이후 부인과는 이혼했다.

하지만 2005년부터 20여 차례 안면이식 수술을 해온 메릴랜드대 의과대에 그의 친구가 편지를 보내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2014년 8월부터 혈액형, 피부색, 머리 골격이 맞는 기부자를 기다렸다.

올해 8월 그는 데이비드 로드버그(26)라는 남성의 얼굴을 이식받을 수 있게 됐다. 뉴욕의 아티스트 겸 자전거 선수였던 로드버그 씨는 자전거를 타다 머리를 부딪혀 뇌사 상태였다. 그의 어머니는 “로드버그는 항상 소방대원이 되고 싶어 했다”며 아들의 얼굴을 하디슨 씨에게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안면이식#수술#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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