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와의 세계대전]수천 번 공습해도 끄떡없는 IS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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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동맹국 공동작전 딜레마… IS전사보다 민간인 희생 많아
‘학살하는 기독교 敵’ 선전 역효과… 동조세력만 갈수록 더 늘어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이슬람국가(IS)격퇴 공동전선을 선언했지만 실효성이 의문이다. 지금까지 미국 주도의 동맹국들은 IS 근거지를 수천 차례 공습했지만 IS는 요지부동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공습만으론 IS 격퇴가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었다.

그 이유에 대해 IS에 인질로 잡혀 지난해 10개월 동안 잡혀 있으면서 수많은 IS 전사를 만나본 프랑스인 니콜라스 에냉은 16일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IS는 공습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6일 프랑스군이 IS의 수도 락까를 폭격했지만 더 많은 민간인이 사망할수록 ‘무슬림을 학살하는 서방의 기독교 적들’이란 선전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자신들의 동조 세력이 오히려 늘어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1년여의 공습으로 IS 대원 수천 명을 죽였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이상의 조직원이 새로 합세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도 공습을 통해 IS가 점령한 영토를 탈환하기는 불가능하며 IS의 공세도 막기에 역부족이란 점을 인정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IS가 시리아와 국경 사이의 요충지인 코바니를 재탈환하기 위해 공세를 재개하자 “도시 안팎에서 집중적인 공습 작전을 수행하고 있지만, 공습만으로 코바니를 지켜 낼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시인했을 정도다.

공습 비용도 엄청나다. 공습 초기 6개월 동안 미군은 2320회의 출격으로 18억3000만 달러(약 2조1400억 원)를 썼다. 한 번 출격할 때마다 790만 달러(약 9억2000만 원)를 날리는 셈이다. 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 소속 토드 해리슨 연구원은 “3만 달러짜리 픽업트럭 1대를 부수는 데 50만 달러를 투입한 셈”이라며 “공습 성과만 놓고 봐도 비용 대비 효율이 처참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지상군 투입 대신 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온건 반군을 훈련시켜 IS와 싸우게 하겠다는 전략도 비참할 정도로 실패하고 있다. 올 초 미국은 터키에서 1년 안에 시리아 온건 반군 5400명을 훈련해 시리아로 파병하겠다는 방안을 실행에 옮겼지만 모집 인원은 100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 마저도 훈련을 마치고 9월에 시리아로 돌아간 1진 70여 명은 도착하자마자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로 IS와 동맹관계인 ‘알 누스라 전선’의 공격을 받고 와해됐다. 같은 달 떠난 2진은 도착 첫날 알 누스라 전선에 자진 투항해 미군이 제공한 전투 차량 12대를 포함한 신형 무기와 탄약을 전부 넘겨주었을 정도다. 미국은 온건 반군 훈련 프로젝트를 위해 5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헛수고가 됐다. 미군이 훈련한 이라크군은 여전히 IS 깃발만 봐도 군 장비를 버리고 도주하기에 급급하다. 결국 IS를 격퇴할 지상군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실정에서 서방의 ‘IS 궤멸’은 여전히 요원한 꿈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is#세계대전#공습#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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