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쇼크’ 딛고 글로벌 증시 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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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선방… 아시아는 반등, 큰폭으로 오른 국제유가가 견인

글로벌 금융시장이 ‘11·13 파리 연쇄 테러’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 증시는 테러 악재에도 상승세를 보였고, 아시아 증시도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프랑스의 이슬람국가(IS) 보복 공습으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모습이다.

16일(현지 시간) 파리 테러 발생 이후 처음으로 문을 연 미국 증시는 테러 충격을 털어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49% 오르는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1% 이상 상승했다.

미국 증시보다 앞서 폐장한 유럽 증시도 프랑스의 CAC40지수만 0.08% 소폭 하락했을 뿐 영국 FTSE100지수(0.46%), 독일 DAX지수(0.05%) 등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과 금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은 0.3% 상승하는 데 그쳤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0.01% 하락했다.

IS의 추가 테러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추락을 거듭하던 국제 유가가 모처럼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2.5% 급등한 배럴당 41.74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프랑스 등 서방의 IS 보복 공습이 확대되면 중동 지역의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국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선진국 증시들이 테러에 무덤덤하게 반응하자 전날 휘청거렸던 아시아 증시도 17일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0.56포인트(1.06%) 오른 1,963.58로 마감하며 단숨에 1,960 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1480억 원어치를 팔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지만 기관투자가들이 145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전날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3.7원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1170.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홍콩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테러 영향은 여행 항공 해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될 것”이라며 “오히려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9·11테러보다는 충격이 크지 않지만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은 분명하다”며 “앞으로 추가 테러가 발생하거나 원자재시장이 충격을 받을 땐 실물경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테러#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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