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은 늘었지만 매출은 뒷걸음질? 기업들 ‘불황형 흑자’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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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3분기(1~9월)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매출은 오히려 1년 전보다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기업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세계 경기 둔화, 수출 부진의 여파로 매출이 뒷걸음질치는 ‘불황형 흑자’였다는 뜻이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금융회사 등을 제외한 498개사의 올해 3분기 누적(1~9월) 매출액은 1205조615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77조478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2.69% 늘었다. 순이익도 56조4962억 원으로 11.31% 증가했다. 상장기업 전체 매출액의 약 12%를 차지하는 ‘대장주’ 삼성전자 실적을 제외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9.2%, 11.8% 늘었다.

하지만 기업 수익성 개선은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 등에 기댄 측면이 커 ‘반쪽자리’ 실적 개선이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비용 감소 효과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한국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617개사를 분석한 결과 업종별로 실적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는 해운사, 항공사가 속해 있는 운수창고업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5480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낸 조선업체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의 순이익은 작년보다 72.14% 감소했다. 반면 통신(2285.05%) 전기가스(898.80%) 철강금속(393.91%) 등은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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