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불러놓고 “5·16 평가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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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후보자 인사청문회… 野의원들 “국정화 필요한가”

‘5·16은 군사 쿠데타인가, 혁명인가.’ ‘국정 국사 교과서는 필요한가.’

1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60·사진)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번이 처음으로 방송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공영방송 수장으로서의 자질과 방송의 독립성 및 중립성 확보 방안을 검증한다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국정 역사 교과서와 5·16, 유신 등 이념이나 정쟁과 관련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5·16의 성격에 대해 질문했다. 고 후보자는 “(5·16을 군사정변으로 본)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다만 당시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어느 정도 극복하는 계기가 됐고 이후 한국 경제 발전에 어느 정도 분수령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어서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새정치연합 홍의락 의원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언제인가”를 물었고 고 후보자는 “1948년이라고 생각하며 국가 수립도 1948년”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후보자가 뉴라이트 역사관을 가진 걸 증명했다”며 “건국이라는 표현을 철회하고 정부 수립이라고 표현하라”고 지적했다.

국정 국사 교과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고 후보자는 “언론사 수장이 논란 있고 의견이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개인 의견을 밝히면 나중에 보도나 제작 프로그램에 그 의견이 투영될 수 있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고 후보자가 보도본부장 시절 KBS 양대 노조 투표에서 84.4%가 불신임한 것과 관련해 최민희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실 보도와 민주당 도청사건의 책임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은 “그동안 불신임 투표에서 신임받은 보도본부장은 한 명도 없다”며 고 후보자를 옹호했다. 고 후보자는 언론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동안 제가 공정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이번 사장 후보자 선정을 위한 최종 후보에 올랐던 강동순 전 KBS 감사가 주장한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 개입설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사장 공모할 때 윗선과 논의는 없었으며 혼자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고대영#kbs#국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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