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투런 홈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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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회인 야구대회 후원… 생활체육 활성화 돕고 마케팅 효과

14일 서울 광진구 구의야구공원에서 열린 ‘더 브릴리언트 베이스볼 클래식 2015’ 결승전이 끝난 후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이노션 제공
14일 서울 광진구 구의야구공원에서 열린 ‘더 브릴리언트 베이스볼 클래식 2015’ 결승전이 끝난 후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이노션 제공
프로야구는 지난달 끝났지만 최근까지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야구 열기를 이어온 대회가 있다. 3개월간의 치열한 접전을 뒤로하고 14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인 야구대회 ‘더 브릴리언트 베이스볼 클래식(BBC) 2015’가 바로 그것. 이날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 구의야구공원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지누스포츠’팀은 3시간 반 동안의 치열한 경기 끝에 ‘매니아’팀을 13 대 9로 누르고 우승상금 500만 원을 받았다.

이 대회를 후원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풀뿌리 생활야구’ 후원을 통해 마케팅과 사회공헌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 이 대회는 2013년부터 현대자동차 계열의 광고회사인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주최하고 있다. 이노션은 국내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대회를 만들기 위해 전국에 있는 모든 야구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구장을 섭외했고, 심판과 경기운영 전문가를 영입해 더 공정하고 수준 높은 경기운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올해 3년 차를 맞은 이 대회에는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793개 팀, 1만5238명의 동호인들이 참가 신청을 했다. 지역별로 나눠 출전팀을 선발하는데, 전국 평균 경쟁률이 6.2 대 1, 서울 경쟁률은 10 대 1 수준이었다. 이 중 전국 8개 권역에서 128개 팀, 2400여 명이 대회에 참가하게 됐고, 8월부터 조별 라운드와 토너먼트를 거쳐 결승전이 이뤄진 것이다.

대회가 빠른 시간 내에 전국 최대 규모 대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현대차의 후원이 큰 도움이 됐다. 비록 사회인 야구지만 제대로 된 잔디구장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어 하는 동호인들이 늘었고, 현대차는 구장 환경 및 장비 지원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김성근 감독과 함께하는 사회인 야구 클리닉’을 시작으로 ‘슈퍼 마리아노’로 불린 전 뉴욕 양키스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 출신인 양준혁, 송진우 등을 초청해 야구 클리닉을 열기도 했다. ‘야구몽’팀의 정해승 감독은 “BBC는 참가 팀들의 실력뿐만 아니라 대회 인프라나 운영 면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내년 대회에도 반드시 참가해 다른 팀들과 실력을 겨루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이 대회를 후원하는 것은 ‘감성 마케팅’의 효과도 있지만, 산업적으로도 만만치 않은 효과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단 국내 사회인 야구 동호인은 약 6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노션이 이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이 장비구입, 유류비, 식대 등으로 한 달에 쓰는 돈은 20만 원 정도. 올해 BBC에 참가한 2400여 명의 동호인들은 매달 4억8000만 원을 투자하며 사회인 야구를 즐기고 지역과 내수경기를 살리는 데 도움을 준 셈이다.

현대차와 이노션은 향후 생활체육 관련 후원활동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생활체육회 통계에 따르면 현재 생활체육 등록 동호인 수는 510만 명, 동호회 수는 10만8000개가 넘었다. 이는 4년 전에 비해 동호인 수는 약 69%, 동호회 수는 약 45%가 늘어난 수치다. 이노션 관계자는 “이러한 추이를 고려했을 때 생활체육 1000만 동호인 시대가 곧 올 것”이라며 “생활체육의 양적 성장 못지않게 질적 성장이 반드시 동반돼야 하고, 여기에 BBC가 좋은 사례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현대차#홈런#사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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