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포장두부, 적합업종 되자 中企수익 되레 악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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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매출 변화없고 시장규모 축소… 대기업 수입콩 써 소비자이익도 줄어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업종에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오히려 중소기업과 소비자의 이익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6일 내놓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제도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포장두부 시장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두부제조업은 2011년 12월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이미 두부제조업에 진출해 있던 풀무원, CJ, 대상은 당시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 합계인 80%를 넘어설 수 없도록 규제를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장두부 시장의 전체 매출액은 적합업종 지정 직후인 2012년에 성장세가 꺾였고, 2013년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이 대기업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동안 중소기업의 매출은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2012년 중소기업의 수익은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18.1% 줄었다.

이 연구위원은 “국산콩 두부에 주력하던 대기업들이 매출액 한도를 넘지 않으려고 원가가 낮은 수입콩 제품을 주로 파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수입콩을 주로 쓰던 중소기업들은 대규모 판촉행사를 하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두부 가격과 제품의 다양성 등을 분석한 결과 적합업종 지정 이후 소비자의 이익이 약 5.5% 감소했다. 두부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국산콩 제품이 줄어드는 등 선택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세종=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두부#대기업#수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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