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외환銀 출신, 2015년 임금인상분 132억 전액반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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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銀-외환노조 상생 선언, 다른 은행도 논의… 확산여부 촉각

16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함영주 행장(왼쪽)과 김근용 외환노조위원장이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상생 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제공
16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함영주 행장(왼쪽)과 김근용 외환노조위원장이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상생 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제공
KEB하나은행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외환노조)가 올해 급여 인상분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과 외환노조는 16일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상생’을 선언했다. 외환노조는 이날 사측과 공동으로 발표한 선언문에서 “노사 상생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데 경영진과 인식을 같이하고, 비생산적인 논쟁을 자제하고 경영진의 위기 극복 노력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측은 “저성장·저금리로 은행 경영환경이 어려운 데다 정부의 강도 높은 기업 구조조정으로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등 경영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외환노조가 사측과 급여 반납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옛 외환은행 출신인 외환노조 조합원 7000여 명이 반납할 급여 인상분은 약 132억 원으로, 1인당 평균 189만 원이다. KEB하나은행 노사는 내년 임금을 2.4% 올리기로 합의했다. 외환노조는 임금 인상분 2.4% 중 0.4%포인트는 청년희망펀드 등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사회공헌사업에 활용하고, 나머지 2.0%포인트에 해당하는 임금 인상분을 전액 회사에 반납하기로 했다. 하나노조 역시 사측과 급여 인상분 반납을 논의하고 있다고 사측은 밝혔다.

이번 합의로 하나·외환은행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KEB하나은행의 함영주 초대 통합행장은 취임 2개월 만에 별도의 노조로 남아 있는 외환노조와의 대타협이라는 성과를 이루게 됐다. 그동안 함 행장은 두 은행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취임 후 2개월간 전국 지점을 돌며 뛰어다녔다. 함 행장은 취임 후 비서실장에 전 외환 노조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주요 부서 임원 및 부서장에 외환은행 출신을 기용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노사 상생 선언은 금융개혁의 중요한 과제인 은행권의 임금체계 개편과도 무관하지 않다”며 “노사가 선제적으로 변화에 앞장서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다른 은행들이 이런 움직임에 동참할지도 주목된다. KDB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을 중심으로 비슷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은 “아직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기 전이라 임금 인상분 반납 등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은행#임금#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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