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여자 그림이 애들 먹는 우유병에… 소비자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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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16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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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주로 사 먹는 우유병에 벌거벗은 여자 그림이라니….”

독일 유명 우유업체 ‘뮐러’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출시한 한정판 우유병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이들이 많이 마시는 우유병에 야한 ‘핀업걸(pin-up girl)’ 그림을 새겨 넣었기 때문. 또한 초코 맛 우유에는 흑인 여성, 바나나 맛 우유에는 금발의 백인 여성 이미지를 써 인종차별 논란까지 촉발했다.

16일 미국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문제의 우유병은 현재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판매 중이다.
우유병은 각각의 특징 맛을 강조하는 이미지를 사용했다.

초콜릿 맛 우유에는 알몸의 흑인 여성이 등장하는 데 주요 부위를 초콜릿이 가리고 있다. 그림 속 여성은 흑인 특유의 곱슬머리를 하고 있어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 많다.

반면 바나나 맛 우유에 금발의 전형적인 백인 여성의 이미지를 넣었다. 금발 여성은 산타클로스 모자와 짧은 치마, 굽 높은 구두를 제외하고 아무 것도 몸에 걸치지 않았다. 헤이즐넛 맛 우유에는 반쯤 벌거벗고 누워있는 핀업걸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핀업걸은 성적 매력을 내세운 여자 사진·삽화 모델을 뜻하는 용어로, 주로 스타킹을 신은 채 하늘을 향해 다리를 뻗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이 매력적인 여성의 사진이나 그림을 사물함 벽에 핀으로 꽂아둔 것에서 유래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같은 우유병을 시장에 내놓은 밀러를 질타하는 글이 넘쳐난다. 뮐러의 상술에 분노한 이들은 “이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음료가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삼았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타했다.

영국의 한 페미니즘 단체는 독일의 관계기관에 해당 상품의 판매 중단 조치를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을 진행 중이다. 15일 오후 현재 1만 6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뮐러 측은 여성을 성적으로 이용했다는 성차별 논란에 대해 “최근 텔레비전과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벌거벗은 몸보다 1950년대 핀업걸 사진이 훨씬 노출이 적다”며 성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는 절대 인종차별을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뮐러 측은 해당 상품은 올 연말까지만 판매한다면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준 고객도 꽤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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