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서 7이닝 4실점…김광현, ‘한국 에이스’ 자격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6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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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스포츠동아DB
김광현. 스포츠동아DB

야구팬에는 두 부류가 있다. 김광현(27·SK)이 에이스라고 믿는 쪽과 에이스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김광현은 ‘대한민국 에이스’ 자격이 있을까.

프로야구 SK는 2006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 선수로 동산고 류현진(28·현 LA 다저스) 대신 인천고 포수 이재원(28)을 선택했다. 이듬해 안산공고 김광현이 드래프트에 나오기 때문에 투수는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실제로 김광현은 2007년 프로 데뷔 후 9년 동안 97승 55패(승률 0.648)로 SK의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 97승은 같은 기간 동안 삼성 장원삼(32)과 함께 공동 최다승이다. 같은 기간 1000이닝 넘게 던진 투수 중에서 김광현(3.36)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투수는 류현진과 KIA 윤석민(29)뿐이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91, 윤석민은 3.17이었다. 김광현(1030개)보다 탈삼진이 많은 투수도 류현진(1034개) 뿐이다.

하지만 국제 경기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김광현은 성인 대표팀 데뷔전이었던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14와 3분의 1이닝을 평균자책점 1.26으로 막았다. 특히 일본과 맞붙은 준결승에서는 8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일본 킬러’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김광현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9실점(8자책점)하면서 평균자책점 21.60으로 대회를 마쳤다. 상대적으로 약체 팀이 많이 참가한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도 7과 3분의 2이닝 동안 3실점(평균자책점 3.52)했다. 그 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에 실패한 게 우연으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도 다르지 않다. 김광현은 2경기에 나와 7이닝 동안 4실점(평균자책점 5.14)했다. 그나마 불펜 투수들이 김광현이 남겨 둔 주자들의 득점을 막아 준 덕분에 평균자책점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패한 2경기 모두 김광현이 선발이었다는 건 확실히 김광현을 에이스로 부르기 어렵게 만든다.

타이베이=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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