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이유식은 4개월부터 시작하세요 … 늦으면 성장발달 악영향 올수도

  • 입력 2015년 11월 16일 0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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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엔 쌀죽 먹이고 상태 보면서 재료 추가 … 달걀·닭고기·바나나 등 유아식 추천

영유아를 기르는 부모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아이의 성장이다. 아이마다 성장발달속도와 환경이 다르지만 자신의 아이가 또래보다 크고 건강했으면 하는 게 부모의 바람이다. 돌 이전 아이들은 ‘폭풍성장기’로 칭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이후엔 성장보다 기능이 점차 발달하는 시기에 접어들어 돌 이전보다는 성장속도가 더디게 느껴질 수 있다.

조급해 하지 말고 아이의 발달상황에 따라 모유수유, 이유기 보충식(이유식) 등을 적절히 공급해줘야 한다. 너무 이른 시기에 이유기 보충식을 시작하면 아직 장이 성숙하지 못해 알레르기질환과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너무 늦어지면 아기의 발육이 늦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영양결핍이 올 수도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달 12일 2007∼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만 2∼3세 유아 1352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유기 보충식을 늦게 시작한 유아의 비만과 충치 위험도가 높다고 밝혔다. 생후 7개월 이후 이유기 보충식을 시작한 유아는 생후 4∼6개월에 정상적으로 시작한 유아보다 과체중 위험이 1.66배 높았으며, 충치 위험도 1.33배 높게 나타났다.

이유기 보충식 섭취는 아이의 발달상태를 고려하면서 시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기가 생후 4~6개월이 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앉으며 스스로 목을 가눌 경우 보충식 섭취를 시작해도 좋다. 하지만 아기가 이 시기까지 모유를 먹고 있다면 생후 6개월까지 완전모유수유를 권장한다. 이후에는 모유와 보충식을 같이 먹어도 된다.

아기는 생후 4개월이 되면 주변 움직임이나 소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아기가 주변을 살피느라 모유 수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아기가 어른들이 밥 먹는 모습을 보면서 입을 오물거리면 어른들은 아이에게 무언가 먹이고 싶어한다.

보충식을 먹일 때는 재료를 한가지 씩 추가하는 게 좋다. 새로운 음식을 넣을 때마다 아기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지 관찰해야 한다. 첫 이유식으로 쌀미음이 권장된다. 이후 부드러운 식감의 야채를 넣고 이유식 시작 6개월부터는 육류를 먹여도 된다. 분말 형태로 된 보충식을 일반 조제분유처럼 분유병에 타서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미음에 적응하는 생후 7~8개월부터는 음식의 맛과 질감을 느끼고 배우도록 완전히 간 미음보다 재료를 다진 죽 형태로 준다. 횟수도 하루 두번으로 늘리고 양은 100cc 정도가 적당하다. 오랜 기간 미음 형태로 이유식을 먹이면 아기가 질감이 느껴지는 식사를 거부하기도 한다.

보충식을 먹이면서도 모유나 조제분유 수유를 실시해 아기에게 필요한 유당 섭취를 도와줘야 한다. 이유기 보충식과 모유나 분유를 합해 한 번의 식사가 되도록 양을 맞추는 게 좋다.

생후 9~10개월이 되면 성인과 마찬가지로 하루 세끼를 진 밥 형태로 보충식을 만든다. 한 끼에 덩어리가 많은 이유식을 적어도 120cc(종이컵 3분의 2 정도) 이상 먹여야 한다. 흔히 아기의 치아가 나지 않아 이유기 보충식을 미루는 엄마가 있다. 대부분 아기들은 돌까지 앞니가 6~8개 나온다. 하지만 아기라도 잇몸이나 입천장을 이용해 으깨 먹을 수 있으므로 치아 발달에 지나치게 신경 쓴 나머지 이유기 보충식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돌이 지나면 아기가 스푼을 혼자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 컵으로 마시는 동작도 배우도록 해 준다. 부드러운 음식을 손으로 잡고 스스로 먹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부분 아이들은 운동능력이 발달하는 만큼 움직임이 많아져 에너지 소모량과 근육 사용량이 늘어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주는 게 좋다.

유아기에는 단백질, 지방, 칼슘,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먹이는 게 좋다. 달걀에 함유된 양질의 단백질은 아이의 성장을 돕고, 노른자에 함유된 레시틴과 인지질은 뇌세포와 신경세포의 구성을 도와 지능 및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보다 근육섬유가 가늘고 지방이 거의 없어 소화 흡수가 잘된다. 아이의 성장과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아연도 풍부하다. 브로콜리, 당근, 부추, 감자, 파프리카 등 녹황색 채소와 함께 섭취하는 게 좋다.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늘어난다고 어른들이 먹는 음식을 먹여서는 안 된다. 염분과 양념이 들어간 음식을 아기에게 먹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기가 잘 받아 먹는다고 밥을 물에 말아 주는 것도 피해야 한다. 다른 반찬을 골고루 먹기 힘들고 침과 밥이 충분히 섞일 기회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씹는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도 좋지 않다.

신손문 단국대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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