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홍용 소장, 전역후 쓴 법인카드 2000만원 무기중개상 돈으로 결제된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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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소장, 국방연 연구원 동생 업체서 2차례 걸쳐 현금 500만원도 받아
해당업체, 중개상이 건넨 1억서 변제… 합수단 “우회 로비 성격 짙어”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이 군 전역 후 한국국방연구원(KIDA) 위촉연구원으로 근무할 당시 금속열처리 업체 대표 심모 씨에게서 법인카드를 받아 2000만 원가량을 썼고, 현금 500만 원을 받은 정황을 군과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검찰은 정 소장이 쓴 카드 대금이 방산업체 대표인 거물급 무기중개상 함모 씨(59)가 심 씨에게 건넨 1억 원에서 결제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한국국방연구원 심모 연구위원의 동생인 심 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 법인카드 사용 명세를 추적한 결과 정 소장이 2000만 원 안팎의 금액을 사용했다는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 합수단은 또 “심 씨가 250만 원씩 두 차례, 총 500만 원을 정 소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도 받았다. 합수단은 이 시기 함 씨 측에서 1억 원대 자금을 심 씨 회사 법인계좌에 입금한 사실도 확인했다.

심 씨 측은 “함 씨에게 받은 1억 원은 사업자금 조로 빌린 것이며, 정 소장이 사용한 법인카드 지출액 2000여만 원과 현금 5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함 씨에게 갚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함 씨와 심 씨가 작성한 ‘차용증’이 없고, 심 씨가 함 씨에게 돈을 갚을 증거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심 씨가 건넨 법인카드와 돈이 정 소장을 겨냥한 함 씨의 ‘우회 로비’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합수단은 “정 소장이 심 씨에게서 법인카드와 돈을 받았지만, 이 돈이 결국 함 씨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그도 알고 있었다”거나 “함 씨가 전역한 정 소장을 스카우트하려 했다”는 참고인 진술도 받았다. 정 소장은 수도기계화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5월 국방과학연구소장으로 취임했다. 다만 합수단은 정 소장이 법인카드와 돈을 받은 시기가 전역 후 민간인이던 시기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와 자금 거래의 대가성 등을 추가로 검토 중이다.

정 소장은 1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역 후 취업 제한이 있어 국방연구원 위촉연구원 신분으로 있을 당시 공직에 뜻이 없을 때 (법인카드를) 잠시 받았으나 나 혼자 이를 쓰지는 않았다. (법인카드를 받은) 비슷한 시기에 돈을 가져와 한 번인가는 받았지만 부적절해 보여 ‘다음부터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민간인 시절에 이뤄진 일로 대법원 판례에 비춰 봐도 문제가 없다”라고 했다. ‘함 씨 돈이라면 부적절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돈에 이름표가 붙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답변했다.

장관석 jks@donga.com·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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