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에 웃은 ‘늦깎이 신인’ 최혜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6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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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조선일보 포스코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린 최혜정(왼쪽 뒤쪽)이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KLPGA
15일 조선일보 포스코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린 최혜정(왼쪽 뒤쪽)이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KLPGA 시즌 최종전서 데뷔 첫 승

합계 17언더파로 박성현 제치고 정상
6년 만에 올라온 정규투어 ‘기쁨 두 배’


“꿈꿔왔던 장면들이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5전6기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무대를 밟은 늦깎이 신인 최혜정(24)이 2015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최혜정은 15일 경기도 용인시 레이크사이드골프장 서코스(파71)에서 열린 조선일보 포스코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박성현(22·14언더파 202타)을 3타 차로 제치고 프로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최혜정은 2009년 KLPGA 프로가 됐다. 그러나 정규투어로 올라오기까지는 무려 6년이라는 긴 시간을 2부와 3부투어에서 보내야 했다. 시드전에서만 5번 고배를 마신 뒤 지난해 60위로 겨우 시드전을 통과했다. 한때는 불운에 울기도 했다. 고교 때 다친 발목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부상이 더 커졌고, 2011년 수술대에 올라 6개월 동안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몇 년 동안은 KLPGA 중계도 보지 않았다. 솔직히 볼 수가 없었다. 어쩌면 도망쳤던 것 같다”면서 “골프를 그만둘까라고 흔들린 적도 많았지만 ‘이걸 꼭 해내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올 해도 늘 불안했다. 시드를 확보하지 못하면 지옥 같은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한다는 부담 때문에 스스로 주눅 들었다. ADT캡스 챔피언십전까지 상금랭킹 59위로 시드 확보가 불안했다. 다행히 ADT캡스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안정권(상금순위 60위 이내)에 들었다. 시드를 확보한 최혜정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부담 없는 경기를 펼쳤다. 그녀는 “올 시즌 내내 긴장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대회 때는 원 없이 즐겨보고 싶었다. 경기에만 몰두하다보니 내가 몇 타를 쳤는지 박성현 선수를 몇 타차로 이겼는지도 모르겠다. 우승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최혜정은 우승으로 2년 시드를 보장 받았고,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21위(2억3406만1666원)로 정규투어 첫 시즌을 마감했다. 한편 2위에 오른 박성현은 상금 8050만원을 추가해 시즌 총상금 7억3669만82원으로 상금랭킹 2위로 마무리했고, 박지영(19)은 신인상을 확정했다.

● 최혜정은 누구?

조선일보 포스코 챔피언십 우승자 최혜정은 1991년생으로 서울 서문여고를 졸업했다. 김자영, 조윤지 등과 같은 나이로 비슷한 시기(2009년)에 프로가 됐다. 앞서 KL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2승을 기록한 최혜정(31·볼빅)과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이다. KLPGA 투어에선 이름이 같은 선수를 구분하기 위해 이름 뒤에 숫자를 붙인다. 이번에 우승한 최혜정은 ‘최혜정2’로 표기하고 있다.

용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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