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이용우 ‘테이블세터’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5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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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은 종종 “내가 아무리 잘 던져야 0-0‘이라고 말하곤 한다. 타자들이 쳐줘야 이긴다는 얘기다. 특히 국제대회는 투수가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투수와 타자가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일 때는 투수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제대회에서는 1, 2번 타자를 함께 묶어 부르는 ’테이블 세터‘의 활약이 중요하다. 이들이 선봉장 노릇을 훌륭히 해줘야 중심 타선에서도 불이 붙기 때문이다. 테이블 세터가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 배터리(투수와 포수)를 흔들어 놓으면 금상첨화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3경기 만에 정상 가동한 정근우(33), 이용규(30·이상 한화) 카드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대표팀 붙박이 1번 타자였던 이용규는 대만에 도착한 뒤 급체 증세에 시달렸다. 탈수 증상까지 보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용규가 경기가 없을 때는 호텔에서 링거를 맞으며 안정을 취했다. 여전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경기에 뛰고 싶다는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14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 두 선수의 자리를 맞바꿔 적어 넣었다. 정근우가 1번, 이용규가 2번으로 나선 것. 정근우는 이날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낸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상대 배터리는 이용규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3번 타자 김현수(27·두산)에게 결승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달리기 시합하듯 나란히 홈 플레이트를 통과하는 주루 센스도 자랑했다.

두 선수는 이날 도합 10타수 2안타 2볼넷으로 출루율 0.400을 기록했다. 야구에서는 보통 출루율 4할 이상이면 특급으로 친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두 선수가 자리를 바꾸는 일이 있을지 몰라도 테이블세터에서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로 칭찬을 대신했다.

정근우는 ”대표팀에서 오래 손발을 맞췄고, 이제 소속팀에서도 함께 하다 보니 대표팀이 한화 같고 한화가 대표팀 같다“며 ”(이)용규가 중견수 자리에 들어 와야 센터라인 수비도 안정 된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타이베이=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프리미어12#정근우#이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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