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코피 날 땐 머리를 숙여라 … 상황별 응급처치법 바로알기

  • 입력 2015년 11월 13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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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심근경색, 5분내 심폐소생술 시행해야 … 화상 부위 소주·된장 바르면 감염 유발

가벼운 찰과상이나 낙상으로 인한 골절 등 크고 작은 부상 위험은 언제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다. 예상치 못한 뇌전증(간질)으로 인한 경련이 온 경우 제대로 응급처치를 하지 못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낳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상황별 응급처치법을 숙지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대부분 잘 모르고 잘못된 민간요법을 실시했다 역효과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인터넷 등에 잘못 알려진 응급처치 방법과 올바른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겨울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응급질환은 심근경색이다. 추운 날씨는 혈소판의 응집작용을 일으켜 혈액을 끈끈하게 만들고 혈전 생성률을 높인다.
장호준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은 “체온이 떨어지면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호르몬이 분비돼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진다”며 “혈관이 좁아진 상태에서 심장박동이 증가하면 혈압이 상승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심근경색은 극심한 흉통, 호흡곤란, 구토 등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전체 환자의 25% 정도는 흉통 없이 체한 듯한 느낌을 받거나 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처럼 싸한 증상만을 호소한다.
발병 직후 심장근육의 손상이 진행되므로 신속히 응급처치를 받아야 사망률을 낮추고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보통 환자의 30%가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과장은 “심장이 멈췄을 땐 5분 이내 심폐소생술 시행, 60분 이내 혈전용해제 투여, 90분 이내 관상동맥재관류술이 이뤄져야 한다”며 “한번 손상된 심장근육은 재생되지 않으므로 치료 후 심부전, 부정맥, 승모판폐쇄부전, 심막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피는 피곤하거나 가벼운 외상으로 충격을 받았을 때 발생하며 혈액질환 등 건강상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코피의 양이 많으면 피가 기도를 막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코피의 약 90%는 비중격 전방의 모세혈관총, 약 10%는 하비갑개의 후상부에서 생긴다. 특히 혈관이 모여있는 비강 안 앞쪽 벽의 ‘키젤바흐 부위(Kiesselbach’s Area)’는 손가락으로 후비다가 자극하기 아주 쉬운 위치에 있어 출혈이 잘 발생한다. 아이들은 이 부위 미세혈관이 매우 예민하고 가늘기 때문에 약한 자극으로도 쉽게 코피가 난다.

코피가 날 땐 가볍게 머리를 숙인 뒤 콧잔등의 말랑한 부분을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5~10분 눌러준다. 대부분 머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를 취하는데, 이런 경우 피가 기도를 막을 수 있고, 삼킨 경우 위장에 부담을 주거나 구토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10분이 지나도 코피가 멎지 않았다면 솜이나 깨끗한 천으로 콧구멍을 막고 콧잔등에 얼음주머니를 대준다. 만약 휴지를 사용해서 콧구멍을 막으면 점막이 헐고, 이로 인해 더 작은 자극에도 반복적으로 코피가 나게 된다. 응급처치를 했는데도 코피가 30분 이상 멈추지 않을 땐 병원을 찾아 다른 혈액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코피가 멈춘 뒤 4~5시간 동안은 코를 풀지 않는다. 감기에 걸렸을 때에도 코를 세게 풀지 않아야 한다. 코딱지가 많아 코 안에 답답한 경우 미지근한 물이나 무즙을 코에 떨어뜨린 후에 코를 살살 풀면 된다.
코피가 자주 날 경우 부추즙을 하루에 20~30㎖ 마시면 지혈에 도움된다. 말린 쑥 3g에 물 3컵을 부어 달인 뒤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먹방’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요리를 하다 손가락을 베어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종종 있다. 성원영 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출혈이 심하지 않은 상처는 거즈나 깨끗한 헝겊을 상처 위에 대고 직접 눌러 지혈하면 된다”며 “상처가 심해 출혈이 멈추지 않을 상처 부위를 압박하면서 손상 부위를 심장보다 더 높이 들어 올려주면 지혈에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가정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 중 하나가 난방기기나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이다. 가정에서는 화상은 피부가 붉어지는 정도의 1도 화상과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2도 화상이 자주 발생한다. 성 교수는 “민간요법으로 화상 부위에 소주, 간장, 된장 등을 바르는 것은 감염을 일으켜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화상을 입은 경우 흐르는 찬물로 화상 부위를 식힌 뒤 젖은 거즈로 덮어주고 붕대를 느슨하게 감은 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음을 화상 부위에 직접 대는 경우 동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집이 생겼을 땐 일부러 벗기거나 터트리지 말고 병원을 찾아 의사의 판단에 따르는 게 중요하다. 불필요한 물집 제거는 세균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

가을·겨울철엔 야외레포츠를 즐기다 동상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동상에 가장 많이 걸린 나이대는 야외 활동량이 많은 10대(23.5%)와 20대(21.1%)였다.
동상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손, 발, 귀 등 부위에서 발생하기 쉽다. 동상이 걸렸을 때 처음에는 통증이 거의 없다가 따뜻한 곳으로 가면 피부가 가렵고 차가운 느낌이 들면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피부가 흰색이나 누런 회색으로 변해가면서 비정상적으로 단단해지고 차가워진다. 피부감각이 저하되거나 저린 듯한 느낌이 들면서 빨갛게 붓고 수포가 발생한다.

응급처치법으로는 의복이 젖었으면 벗고, 따뜻한 담요로 몸 전체를 감싼다. 동상 부위는 따뜻하다고 여겨질 정도인 38~42도 물에 20~40분 담근다. 동상 부위가 귀나 얼굴일 경우 따뜻한 물수건을 대고 자주 갈아준다. 또 동상에 걸린 부위를 심장보다 약간 높게 위치시켜 통증과 부종을 줄여준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동상이 발생했다면 사이사이에 마른 거즈를 끼워 습기를 제거하고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한다. 동상 부위가 녹고 난 뒤에 바로 걷는 것은 피해야 한다.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저체온증도 겨울철 야외활동시 주의해야 한다. 체온이 34~35도로 떨어진 경우 단순 떨림증상이 발생하고, 34도 이하로 떨어지면 판단력 장애와 기억력 감퇴가 오면서 말이 어눌해진다. 33도 이하에서는 운동조절능력이 없어지고 무감정증이 생기며 호흡수가 증가한다. 31도 이하에서는 신체가 자체적으로 열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30도 이하에서는 심장에 무리가 생겨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저체온증의 응급처치법으로는 동상 부위를 38~42도의 따뜻한 물에 20~40분간 몸을 담구고 즉시 병원에 가는 게 안전하다.
김동환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과도하게 땀이 나거나 과호흡, 탈진, 탈수, 열 손실 증가 등을 느낀다면 저체온증에 걸린 것”이라며 “근육량이 적은 노인은 추위에 노출되면 떨림현상에 의해 열을 생산하는 반응이 저하돼 저체온증이 더 잘 나타나므로 여벌 옷을 챙기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재 = 박정환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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