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줄기세포 배양 효율 최대 8배 높이는 기술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3일 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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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진이 줄기세포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효과를 대폭 높일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김병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팀은 줄기세포 배양 효율을 최대 8배 높일 수 있는 다공성 분리막을 만들었다고 13일 밝혔다.

줄기세포는 신체에 존재하는 200개 세포 유형 중 어느 하나로 자체 성장할 수 있는 ‘다분화능’을 가진다. 이 특성으로 인해 줄기세포는 치명적 질환 치료에 사용되지만 인체에 바로 주입할 경우 암세포 등 원치 않는 세포로 자라날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 만들고자 하는 세포와 함께 배양한 뒤 신체에 주입하는 ‘공배양’ 치료법이 각광받고 있지만 세포와 줄기세포 사이에 두는 분리막이 두꺼워 배양효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셀룰로스를 변형시킨 고분자인 ‘셀룰로즈 아세테이트’를 용매에 녹인 후 수증기가 많은 환경에 두면 균질하지 않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용액에서 용매만 제거해 밀도가 높던 부분은 막, 낮던 부분은 구멍이 각각 돼 구멍이 무수히 많은 수 백 나노미터(nm·1nm는 10억 분의 1m) 수준의 분리막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공배양에 사용됐던 기존 분리막은 두께 10㎛, 전체 면적 중 기공이 차지하는 면적(공극률)은 2% 수준에 그쳤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분리막은 기존보다 20배 얇고, 25배 정도 공극률이 높다. 세포와 줄기세포간 물질 교환이 극대화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쥐에서 추출한 심근세포와 줄기세포를 공배양한 결과 기존 분리막을 사용했을 때보다 최대 8배 분화효율이 증가했다. 또 온도를 낮추는 것만으로 분리막 손상 없이 세포를 떼어낼 수 있다는 장점도 확인됐다.

김 교수는 “줄기세포의 생존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효과가 개선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며 “줄기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바이오 연구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권위지인 ‘에이시에스나노(ACS Nano)’ 온라인판에 실렸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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