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경영의 지혜]기업의 사회공헌활동, 규제기관도 감동시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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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 회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투자하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대표적인 이득은 좋은 평판이다. 즉 CSR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면 기업 이미지가 좋아져 고객들이 그 회사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되고, 그 결과 그 회사 제품에 대해 좀 더 호의적으로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마음을 들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있다. 그런데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부 연구진의 최신 연구결과에 따르면 CSR는 비단 고객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규제 기관들 역시 CSR에 따라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미국 기업들 중 1990년부터 2013년 사이에 해외부패방지법 위반(특히 뇌물 수수)으로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은 회사가 얼마나 많이 증가했는지 조사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기업의 CSR 점수(기업의 공동체 활동, 종업원들에 대한 처우 수준 등을 종합해 도출한 점수)와 비교했다. 그 결과 CSR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평균 200만 달러 정도 적게 벌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놓고 불거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설명을 분석 과정에서 배제했다. 즉, CSR 점수가 높은 기업들이 벌금을 적게 부과받은 이유는 애초에 뇌물을 적게 건넸다거나 조사원들에게 보다 협조적이어서, 혹은 정치 선거 운동에 기부를 더 많이 했기 때문에 얻게 된 결과라는 설명이 가능하지 않도록 변수를 통제했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법규가 호의적이지 않을 경우 기업들이 일종의 예방책으로 사회적 책임감을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걸 시사한다. 기업이 한창 뇌물 수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그동안 진행해 온 CSR 활동 덕택으로 규제 기관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CSR 활동이 얼마나 많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hbr#기업#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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