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자 성폭행’ 사건 어머니·무속인 구속…혐의는?

자신과 두 아들이 주변인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른바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의 어머니와 무속인이 결국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세 모자 사건의 어머니 이모 씨(44·여)를 무고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이 씨를 배후 조종한 무속인 김모 씨(56·여)를 무고 교사 등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9월 “남편이 약을 먹인 뒤 다른 남성들과 성매매를 하게 했다. 10대 두 아들에게도 5, 6살 때부터 똑같은 일을 시켰다”고 주장하며 남편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어 올해 7월까지 목사인 시아버지와 친정 부모 오빠 올케 언니 형부를 비롯해 일면식도 없는 사람까지 모두 44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또 10대 아들 2명(17세·13세)에게 성범죄 관련 내용을 주입시켜 수사기관에서 허위 진술하게 하고 학교에 보내지 않아 교육기회를 박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무속인 김 씨는 이 씨 등 세모자를 배후에서 조종해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다.

올 6월에는 유튜브에 “남편의 강요로 20년 결혼생활 동안 1000명에 달하는 남자를 상대했고 두 아들도 300명 넘는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육성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이씨와 두 아들이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직접 등장해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인터넷 카페가 개설되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 씨 등 세 모자가 범행 시기나 장소 등을 특정하지 못하고 진술도 명확하게 하지 않자 올 7월 이 씨를 무고 등 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김 씨가 무고사건을 뒤에서 조종한 사실도 밝혀냈다. 한편 이 씨와 김 씨는 “허위고소한적 없다. 고소하라고 시킨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씨의 두 아들은 현재 경기도 내 모 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으면서 점차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