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첸씨 “상하이 개인 미술관 수준 높아져 만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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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 있는 누드’ 1974억 낙찰받은 택시운전사 출신 中억만장자
재산 15억달러 류이첸씨 “난, 졸부”

모딜리아니의 걸작 ‘누워 있는 누드(Nu Couch´e)’를 미술품 경매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가격에 낙찰받은 중국 억만장자 수집가 류이첸(劉益謙·52·사진) 씨가 10일 뉴욕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모딜리아니 작품이 훌륭한 가치를 지녔다는 확신을 갖고 큰돈을 투자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낙찰은 막대한 금액(약 1974억 원)도 화제였지만 그가 택시기사 출신의 자수성가 부호라는 점 때문에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9일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6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이 작품을 1억704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올해 5월 1억7936만 달러(약 2081억 원)에 낙찰된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다.

1963년 상하이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류 씨는 14세 때 중학교를 중퇴했다. 문화혁명기로 혼란한 당시 중국에서 택시를 몰거나 거리에서 여성용 가방 및 기념품을 팔며 근근이 생계를 이었다. 하지만 중국 주식시장이 개설된 1990년 주식 투자에 눈을 떴고 이후 부동산, 금융, 제약업체 투자 등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 블룸버그가 추정한 그의 재산은 15억 달러(약 1조7400억 원)로 중국 200위 부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류 씨는 본인을 ‘문화적 소양이 뛰어나지 않은 졸부(투하오·土豪)’로 칭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지인들은 ‘미술품 수집 시장에서 가장 탁월한 안목을 지닌 수집가’로 칭찬한다고 덧붙였다.

류 씨는 “세계적 박물관들이 모딜리아니가 그린 누드화를 많이 소장하고 있어 나도 응찰했다”며 “상하이에 설립한 개인 미술관 개관 5주년을 맞아 이 작품을 전시하겠다. 중국 미술품 애호가들이 굳이 외국에 가지 않아도 중국 땅에서 훌륭한 예술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인 왕웨이 씨 역시 미술품 수집가로 두 사람은 2012년 말 상하이에 개인 미술관을 세우고 자신들이 사들인 각종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매년 1600억 원 이상을 미술품 수집에 투자하는 두 사람은 중국 도자기, 티베트 고미술품, 각종 서양 회화 등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누워 있는 누드#모딜리아니#류이첸#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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