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잔치에 왜? 우리도 신나는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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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핼러윈-광군제에 열광… 변장파티 즐기고 해외직구 척척

#1. 직장인 최기민 씨(33)는 ‘알리익스프레스’나 ‘타오바오몰’ 등 중국 쇼핑몰을 애용하는 ‘중국 직구(직접구매)족’이다. 최 씨는 11일 중국 광군제 세일에 맞춰 미리 구매할 물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각종 쿠폰 등 할인혜택을 재차 확인했다. 11일이 되는 순간 최 씨는 눈여겨봐 둔 스마트시계와 무선 스피커 등을 결제했다. 그는 타오바오몰에서 국내 최저가 30만 원대의 무선 스피커를 인민폐 1199위안(약 21만7000원)에 무료배송으로 구매했다며 만족해했다.

#2. 대학원생 신혜림 씨(26·여)는 5년 전부터 매년 10월 31일이면 친구들과 핼러윈데이를 즐기고 있다. 신 씨는 올해도 대학원 동기 4명과 실험실 가운과 마스크, 장갑을 착용한 채 서울 이태원을 찾았다. 신 씨는 “5년 전과 달리 이제는 웬만한 분장을 해도 튀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는 일상적인 축제가 된 듯하다”고 말했다.

미국 핼러윈데이(10월 31일)와 중국 광군제(매년 11월 11일) 등 해외 축제를 국내에서 즐기는 2030세대가 크게 늘어났다. 핼러윈데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이 과자나 사탕을 주고받는 것에 그쳤지만 최근 들어 2030세대의 ‘파티문화’와 접목하며 새로운 놀이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국내 한 소셜커머스의 핼러윈데이 용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780%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독신자를 위한 각종 축제와 할인판매가 주를 이루는 중국 광군제도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별명처럼 해외 직구족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해외 이벤트들은 대부분 상업주의와 결합해 있다”며 “젊은이의 욕구에 부합해 확대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흐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재희 기자
#해외직구#광군제#핼러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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