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박병호, 미네소타 내야 재건의 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5시 45분


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강정호보다 모든게 유리한 입지

1루 마우어·3루 플루프 경쟁자 있지만
단장, 박병호의 자리 만들려는 움직임


같은 듯 다른 출발선상에 놓여있다.

박병호(29·넥센) 영입을 위해 1285만달러(약 147억원)의 포스팅 최고액을 써낸 구단은 10일(한국시간) 미네소타로 밝혀졌다. 미네소타의 승리는 현지와 국내에서 모두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거액의 포스팅 비용뿐 아니라 박병호의 포지션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조 마우어가 포수 마스크를 벗고 1루수로 활약 중이다. 이에 지난해 포스팅을 통해 피츠버그에 입단한 강정호(28)와 같은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 안심할 수 있는 내 자리가 없다!

강정호는 입단과 동시에 유틸리티 내야수로 분류됐다. 유격수에는 막 풀타임 빅리거로 도약한 조디 머서가 버티고 있었다. 강정호가 맡을 수 있는 다른 포지션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조시 해리슨과 닐 워커가 각각 3루수와 2루수를 차지했다. 결국 강정호까지 포함해 3자리를 놓고 4명의 선수가 다투는 형국이었다. 뒤늦게 팀에 합류한 강정호에게 유리한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 출발은 역시 벤치였다. 그러나 머서와 해리슨이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강정호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강정호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타율 0.287(421타수121안타)에 15홈런을 기록했다. 11일 발표된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부상으로 시즌 완주에는 실패했지만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입증했다.

박병호도 살얼음 경쟁을 펼쳐야 한다. 2300만달러를 받는 팀 내 최고연봉자 마우어와의 1루 경쟁은 만만치 않다. 부상 전력이 있고 매년 기량 저하를 보여주고 있지만, 공수를 갖춘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였다. 올해는 타율 0.265(592타수157안타)에 10홈런으로 평범했다. 박병호가 3루 수비를 꾸준히 훈련해왔지만, 이 포지션은 트레버 플루프(타율 0.244·22홈런)의 몫이다. 지명타자로는 올해 7월 빅리그에 올라와 80경기에서 타율 0.269, 18홈런을 기록한 스물두 살의 유망주 미겔 사노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박병호도 거센 경쟁에 놓였다는 의미다.

● 조금 다른 출발선

출발선에선 박병호가 강정호보다 앞선다.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은 10일 지역언론 파이오니어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박병호가 지명타자에 적합할 것 같다”고 밝혔다. 사노를 외야수로 돌리면서 박병호의 자리를 마련해주려고 고심하는 눈치다. 주전경쟁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 벤치에서 시작한 강정호와 달리 개막전 주전 확률이 높아 보인다. 다만 쓰임새는 폴 몰리터 감독이 결정한다. 스프링캠프에서 공수 모두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뉴욕포스트는 “마우어가 1루수로 출전하는 최근 몇 년 간 성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박병호의 영입에 따라 미래에 물음표가 찍혔다”고 전망했다. 박병호가 세대교체의 기수로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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