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암 이긴 원종현 “155km 던지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5시 45분


NC 원종현(뒤)이 10일 마산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팀의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며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원종현이 지난달 1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시구를 한 뒤 포수 김태군과 포옹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NC 원종현(뒤)이 10일 마산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팀의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며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원종현이 지난달 1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시구를 한 뒤 포수 김태군과 포옹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다시 야구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 있었다
주위 많은 분들의 격려가 긍정의 힘 만들어
시속 155km 다시 도전…내겐 불가능은 없다

“(제 야구인생은) 이제부터 ‘진짜 도전’이 아닐까요.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원종현(28)이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NC의 마무리훈련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스트시즌까지만 해도 기초체력훈련을 하고 있었던 그가 불과 한 달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복귀 준비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김경문)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마무리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다”며 기뻐하고는 “이제 아프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 “나도 놀란 암 소식…긍정의 힘으로 극복”

원종현은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던 도중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NC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연 순간,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그는 “처음에는 많이 놀랐다. 이제부터 높은 곳을 바라보고 야구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순간 (암) 진단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치료 과정은 감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었다. 그러나 힘든 치료보다 더 괴로웠던 것은 시시때때로 그를 덮치는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었다.

힘들어하던 원종현을 다시 일으킨 것은 많은 이들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었다. 그는 “주위의 정말 많은 분들이 나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고, 격려해주셔서 힘을 냈다”며 “도와주신 분들도 많다. 그 분들 덕분에 병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긍정적 마음도 병마와 싸울 수 있었던 큰 힘이었다. 그는 “원래 긍정적인 성격이었는데 프로에 들어와서 (야구가 잘 안 되면서) 부정적으로 변했었다”며 “NC에 와서 많이 바뀌었다. 내 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했더니, 지금은 여유도 생기고 긍정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 “아프지 않는 게 목표…불가능은 없다!”


‘원종현’하면 자연스럽게 ‘155km’가 떠오른다. 지난해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때까지만 해도 세상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야구선수 원종현은 시속 155km의 공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NC 선수들은 원종현이 전력에서 이탈하자, 모자에 그의 상징이 된 ‘155K’가 적힌 패치를 붙이고 올해 PO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원종현은 155km에 대해 얘기하자 “이제 (그만큼) 안 던지면 큰일 날 것 같다”며 농담을 던지고는 “던져야 한다. 꼭 다시 (빠른 공을)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은 있다. 단순히 병마를 이겨냈기에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다시 주어진 또 한 번의 기회를 부여잡기 위한 절박함이 묻어났다. 원종현은 “난 아직 젊다. 병을 이겨내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며 “이제부터가 (내 야구인생의) 진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열심히 훈련해서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마운드로 돌아가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원종현은 인터뷰를 마치며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진 추위 속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인동초처럼,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이겨내고 야구장으로 돌아온 그의 말이기에 묵직한 여운이 감돌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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