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섭 산업부 차관 “외국인 투자유치 늘리려면 한중FTA 발효 시급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이 주도하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합니다. 또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도 시급합니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사진)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가 해운 등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에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그럴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기 때문에 주무 부처별로 5대 주요 업종(조선 건설 철강 해운 석유화학)에 대한 업황전망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15일에 열릴 구조조정협의체가 이를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하면 채권은행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한국 경제가 회복되려면 산업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동시에 수출 확대, 외국인 투자 유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중 FTA의 조속한 발효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 방식이 한국 내수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중 FTA가 발효되면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과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해외 진출형 투자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이나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려고 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차관은 “한국은 내수시장이 협소해 우리 시장만 보고는 투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투자의 거점 역할을 하기에 한중 FTA가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기업은 특히 식품 화장품 패션 문화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소비재 부문에서 ‘메이드인코리아 프리미엄’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투자 활성화를 통해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한중 FTA 발효 후 예상되는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가 늘고 있다고 이 차관은 설명했다. 올 들어 9월까지 중국의 한국 투자는 15억3000만 달러(신고액 기준)로,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11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외국인 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25%에서 올해는 11.5%로 늘었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중국권 자본까지 포함하면 39억3000만 달러로 비중이 30.6%에 이른다.

한국의 기술적 우위 산업, 고급 소비재 분야, 관광·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를 활용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차관은 “정부는 투자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4대 구조개혁 및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 완화와 함께 국제물류·통관 등 글로벌 비즈니스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데 도대체 언제 FTA가 발효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며 “준비 시간을 고려할 때 연내 발효를 위한 데드라인인 이달 26일까지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이관섭#산업부#외국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