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업 의혹’ 롯데 출신 히메네스 맞아? 도루에 스퀴즈 번트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1일 2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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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북 치고 장구까지 쳤다. 프로야구 롯데가 기대하던 모습 이상이었다. 지난해 롯데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33) 이야기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시즌 초반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중반 이후 결장이 잦아지면서 태업 의혹을 받았다.

베네수엘라 대표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한 히메네스는 11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미국와의 경기에서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베네수엘라의 7-5 승리에 앞장섰다.

내용을 뜯어보면 더 대단하다. 히메네스는 팀이 0-2로 끌려가던 4회 초 무사 1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리며 방망이에 시동을 걸었다. 다음 타석인 5회에는 2사 1, 2루에서 4-2로 앞서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여기까지는 지난해 첫 두 달 동안 롯데에서 타율 0.369, 11홈런, 41타점을 기록하며 ‘좌대호(왼손 이대호)’로 불릴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데 역전타를 치고 2루에 있던 히메네스가 갑자기 3루 도루를 시도했다. 공식 프로필상 184㎝, 111㎏의 타자가 도루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미국 투수는 당황하며 3루수 옆으로 빠지는 악송구를 했고, 그 사이 히메네스는 득점에 성공했다. 히메네스의 ‘스몰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7회 초에는 1사 1, 3루에서 스퀴즈 번트까지 시도했다. 허를 찔린 미국은 3루 주자에게 실점을 허용하는 건 물론 히메네스를 포함해 타자 두 명도 모두 살려줬다. 공식 기록은 투수 앞 번트 안타였다.

이 경기에는 히메네스뿐만 아니라 익숙한 얼굴이 많이 눈에 띄었다. 베네수엘라 마무리 투수로 나서 1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페르난도 니에베(33)는 2011년 두산에서 활약했었다. 미국 팀에서는 올 시즌 kt에서 뛰었던 댄블랙(28)이 4번 타자로 나와 3회말 1점 홈런을 쳤다. 한화 출신의 대나 이브랜드(32)도 7회 미국의 다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이베이=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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