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공쿠르상 수상 피에르 르메트르, ‘오르부아르’ 국내 출간 간담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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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때 첫 소설… 59세에 늦둥이… 중요한 결정은 50년쯤 묵혀둬야”

피에르 르메트르(오른쪽)는 “내 작품에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 같은 재미를 얻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피에르 르메트르(오른쪽)는 “내 작품에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 같은 재미를 얻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국에서 인기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처음에는 한국 독자를 얼른 만나라고 했다. 그러더니 내가 ‘내 소설을 더 읽게 만들겠다’고 말하자 가지 말라고 하더라.”

10일 서울 중구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그의 소설 ‘오르부아르’(열린책들)의 국내 번역본 출간에 맞춰 내한한 프랑스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64)는 시종일관 유머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작품도 유쾌하고 발랄하다. 1차 세계대전에서 돌아온 젊은이들의 기막힌 사기극을 그린 ‘오르부아르’는 풍자와 긴장감이 넘친다. 2013년 프랑스의 콧대 높고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이 이 작품에 수여되자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다.

그의 경력도 흥미롭다. 2000년대 중반까지 공무원과 도서관 사서를 하다가 55세에 첫 소설 ‘이렌’으로 데뷔했다. 이 소설은 22개 출판사에서 외면당하다 겨우 빛을 봤다.

“늦은 나이라는 표현을 용서할 수 없다. 내가 만사에 좀 느리다. 59세에 늦둥이도 얻었다.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 50년쯤은 기다리라고 한다. 하지만 기자 여러분의 기사는 그러면 안 된다.”

그의 후속 작품 ‘웨딩드레스’ ‘실업자’ 등은 유럽의 주요 추리문학상을 휩쓸었다. 이 작품들은 심리묘사에 치중하거나 사변적인 표현을 즐겨 쓰는 프랑스 주류 소설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나는 헤밍웨이의 영향을 받았다. 그의 소설에서 등장인물은 어떤 생각을 하기보다 행동한다. (영화감독) 히치콕의 ‘설명해 주기는 다 부질없는 짓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독자는 인물의 행동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추론할 능력이 있다.” 시간적 묘사가 풍부한 그의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피에르르메트르#오르부아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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