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천재 피아니스트 윤디 리의 매너 실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클래식의 전설적인 디바(최고 인기를 누리는 오페라 여가수를 일컫는 말) 마리아 칼라스는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콘서트 당일이라도 공연을 취소하는 일을 밥 먹듯 했다고 한다. 안하무인(眼下無人·눈 아래에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교만하여 다른 사람을 업신여김을 이르는 말)인 그의 태도에 관객은 실망했고, 그의 말년(일생의 마지막 무렵)은 불행했다.

“가장 좋은 매너는 연주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말처럼 실력은 연주자의 기본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클래식은 매너(몸가짐·태도)의 예술이다. 연주자의 표정 손짓 걸음걸이 등 하나하나는 공연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김선욱을 비롯한 많은 연주자는 관객에게 인사하는 각도와 걸음걸이까지 별도의 무대교육을 받는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은 대단한 연주자다. 그는 내한공연 때마다 피아노가 부서질 듯한 열정적 연주를 선보이고 30번의 ㉠커튼콜과 10번의 ㉡앙코르 요청도 마다하지 않는 매너로 한국에 팬을 몰고 다닌다.

지난달 30일 중국이 낳은 천재 피아니스트 윤디 리(리윈디)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시드니 심포니와 협연(독주자가 악단과 함께 연주함)을 하다 박자를 놓치고 연주를 다시 하는 대형 사고를 냈다. 윤디가 누구인가. 랑랑과 함께 중국이 낳은 예술가로 2000년 쇼팽 콩쿠르에서 1등을 거머쥘 때 그의 나이는 불과 18세였다. 빼어난 실력에 잘생긴 외모까지 클래식 스타로서 부족함이 없다.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우리나라의 조성진에게 후한 점수를 줘 조성진이 1등을 하는 데 기여했다.

거장도 긴장한 나머지 실수할 수 있을 것이다. 윤디가 실수했을 때 관객은 박수로 격려했다. 그러나 그의 다음 행동은 실망이다. ㉢그는 박자를 놓친 것이 마치 오케스트라의 잘못이라는 듯 왼손을 들어올리며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였고 예정된 사인회와 인터뷰를 취소한 채 호텔로 바로 갔다.

호텔에서는 핼러윈 의상을 입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놀라게 해줄 거야, 내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적잖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동아일보 11월 3일 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재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1. 다음은 본문의 ㉠과 ㉡에 대한 설명입니다. 각각의 설명에 맞게 빈칸을 채워 보세요.

―( )는 출연자의 훌륭한 솜씨를 찬양하여 박수로 다시 연주하는 것을 청하는 일을 말한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연주자나 배우들이 무대 위에 다시 나오는 것을 ( )이라고 한다.

2. 문장 ㉢의 상황과 어울리는 사자성어를 고르세요.

① 청출어람(靑出於藍) ② 적반하장(賊反荷杖)

③ 일취월장(日就月將) ④ 일석이조(一石二鳥)

3. 내가 만약 윤디 리였다면 공연 중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윤디 리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매너 있는 행동인지 생각해보고, 나의 생각을 짧은 글로 써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