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잘했어야 했다” 자신에게 화난 김현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1일 05시 45분


코멘트
두산 김현수.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현수. 스포츠동아DB
11일 도미니카공화국전…태극마크 명예회복 다짐

“나 자신에게 많이 실망했다.”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이 정도 책임감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대표팀 간판타자 김현수(27·두산)가 고개를 숙였다. 어린 나이부터 태극마크를 단 김현수에게 모두가 배워야 할 자세다.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표팀이 대만 일정을 시작했다. 9일 타오위안공항을 통해 대만에 입국한 대표팀은 10일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야간훈련을 소화했다. 일본 삿포로에서 1패를 안고 출발했지만, ‘예선 통과’라는 목표를 위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김현수는 2008베이징올림픽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만 20세였던 그는 벤치 멤버로 출발했으나, 대회 중 활약으로 비중이 커지면서 당당히 전승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일찌감치 태극마크의 무게를 경험하면서 지금의 성숙한 김현수가 만들어졌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감기를 달고 산다. 쌀쌀한 가을 날씨 속에서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14경기나 치른 여파다. 그러나 그가 감기 얘기를 처음 꺼낸 것은 대만 도착 이후였다. 그는 “감기에 걸렸지만, 일단 대표팀에 왔으면 대회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 컨디션에 상관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국가대표”라고 강조했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오타니 쇼헤이(니혼햄)를 상대로 노히트노런 행진을 깨는 첫 안타를 날렸지만, 0-5로 완패해 책임감이 커졌다. 그는 “경기를 보신 분들도 실망이 컸을 것이다. 남은 경기에선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수의 와신상담은 대표팀 모두에게 주는 메시지나 다름없다. 일본전에서 찬스마다 무기력하게 물러난 다른 선수들에게도 김현수와 같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태극마크는 영광스러운 훈장이지만, 그 어떤 훈장보다 무겁기 때문이다. 한국은 11일 오후 7시(한국시간) 타오위안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조별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타이베이(대만)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