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 마지막 수인 백 ○ 때 흑 73은 깜짝 놀랄 만한 강수. 김지석 9단은 우변 변화에서 당했다고 보고 마음이 급해졌다. 중앙에서 뭔가 한 건 올리지 않으면 따라잡기 쉽지 않다고 본 것이다.
백 80, 82는 일종의 응수타진. 흑이 참고 1도처럼 두면 상변 흑 돌은 연결 가능하다. 그러나 백 8까지 중앙에서의 주도권은 백이 잡는다. 당초 흑이 73으로 강력하게 둔 의도와는 맞지 않는다. 흑 83은 상변을 몽땅 백에게 주는 한이 있더라도 중앙을 크게 운영해 보겠다는 김 9단의 의도가 깔려 있다.
백은 상변 흑 돌 포획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백 84로 상변을 통째로 삼켜 도톰하게 30여 집을 챙겼다. 백 88은 아차하면 실수하기 쉽다. 참고 2도 백 1로 따내 한 집 정도 이득을 보려고 했다가는 흑 6까지 촉촉수에 걸려든다. 흑은 95까지 백이 선수할 수 있는 곳을 역으로 둔 뒤 97로 달려가 중앙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백이 우세한 형세를 깨뜨리려고 흑은 온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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