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아이유의 혹독한 통과의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7시 05분


가수 아이유. 동아닷컴DB
가수 아이유. 동아닷컴DB
잇단 논란들…프로듀서로서 책임의식 주문

무단 샘플링 의혹에 이어 소설 속 인물의 성적 대상화 논란에 휩싸인 아이유의 잇단 구설수는 ‘프로듀서’라는 타이틀을 얻는 데 대한 값비싼 대가란 이야기가 나온다. 음악 프로듀서는 음반제작 전반을 지휘·감독, 곡을 직접 쓰지 않더라도 음반의 전체 콘셉트를 기획하고 작곡가를 섭외해 곡을 받는 사람으로, 아이유는 이번 ‘챗셔’ 앨범에 처음으로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가요계에서는 아이돌 팬덤을 지닌 아이유에 대해 대중이 ‘처음’이라는 점에만 매몰돼 그 능력을 냉정하게 혹은 비판적으로 보려는 심리를 갖게 된 게 아니냐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실수라도 발견되면 호된 질책과 날선 비난이 나오고, 결국 엄혹한 ‘심판’이 내려진다는 분석이다. 신곡 ‘투웬티 스리’의 무단 샘플링 의혹의 경우, 편곡 과정에서 삽입된 1초짜리 효과음 하나까지 합법적 소스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해당 곡을 작곡한 피제이, 이종훈의 무단사용 가능성까지 예단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앨범에 관한 책임은 고스란히 프로듀서의 몫이라는 점에서 아이유가 짊어져야 할 무게도 적지 않다. ‘제제’ 논란 역시 누구를 탓할 수 없는 그의 작품이기도 하다.

다만 가수의 프로듀서 도전에 대한 시선은 아이돌 성향의 가수에게 특히 가혹하다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과거 이효리도 2009년 4집의 프로듀서로 나섰지만 한 작곡가의 창작곡인 줄 알았던 노래가 표절곡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피해를 입었다. 그 자신도 피해자였지만 프로듀서로서 책무는 결국 활동을 중단하게 했다.

프로듀서가 되면 누구의 간섭 없이 자신의 의도대로 음반을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길 경우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 가요관계자들은 “그럼에도 음악인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이 같은 통과의례나 함정이 기다릴지라도, 스스로 음악을 만들거나 기획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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