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노 기자의 여기는 타이베이] 어깨를 펴라! 전쟁은 지금부터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5시 45분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 스포츠동아DB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 스포츠동아DB
■ 오타니 쇼크, 대표팀 실전감각 회복·승부욕 자극 오히려 약!…4강 진출 땐 일본과 리벤지 매치

161km강속구·147km포크볼 상대
중심타선 실전감각 회복에 큰 도움
릴레이 등판 몸풀린 불펜진도 호재


개막전 완패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최고의 전력을 지닌 팀에 1패를 당했을 뿐이다. 이제부터가 본 경기다.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 출전한 야구국가대표팀이 9일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로 완패했지만, 조별예선 4경기와 8강전이 펼쳐지는 대만에서의 성적에 따라 4강 이후 일본과의 ‘리벤지 매치’를 기대할 수 있다.

● 일본전 패배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일본은 사실상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전력을 구축했다. 고쿠보 히로키 감독 체제로 일찌감치 ‘젊은 사무라이 재팬’을 준비해왔다. 일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여전히 강력하다.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가 뛰는 니혼햄의 홈구장 삿포로돔에서 한국과의 개막전을 기획할 때부터 이번 대회는 일본과 오타니를 위해 준비된 무대였다. 대회를 주최한 WBSC와 일본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야구의 정식종목 부활이라는 공동목표를 위해 보조를 맞췄다. 일본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된 한일전 1패에 실망할 필요가 없다.

대만에 입성한 한국 선수단은 10일 공식훈련을 소화한 뒤 11일 도미니카공화국∼12일 베네수엘라∼14일 멕시코∼15일 미국과 조별예선(B조)을 치른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목표는 이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는 것이다. 자력으로 8강 진출이 가능한 승수다. 개막전 경기력으로 봤을 때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40인 로스터 포함 선수들의 프리미어 12 출전을 불허하면서 각국은 마이너리거들과 자국리그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익숙하지 않은 얼굴들이 가득해 전력분석이 어려운 단점은 있지만, 뛰어난 전력으로 볼 순 없다.

● 오타니-노리모토 강속구 경험, 실전감각 찾는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한일전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지만, 동시에 회복할 시간을 벌기도 했다. 한국은 국제대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대회 직전 스파링 파트너로 택한 쿠바 투수들이 ‘기교파’스러운 투구로 일관함에 따라 빠른 공을 체험할 기회가 없었다. 8일 일본의 ‘괴물’ 오타니는 최고 시속 161km의 강속구에 140km대 포크볼을 섞어 한국 타자들을 유린했다. 오타니의 6이닝 2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역투에 이어 2이닝 2안타 3탈삼진 무실점한 노리모토 다카히로(25·라쿠텐) 역시 15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던졌다.

강속구와 직구처럼 오다 뚝 떨어지는 포크볼에 대한 적응력, 대회 전 우려했던 실전감각은 일본전 패배를 통해 찾을 수 있다. 3번 김현수(두산)가 오타니를 상대로 첫 안타를 치고, 4번 이대호(소프트뱅크)가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하고, 5번 박병호(넥센)가 유일한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중심타선이 감을 찾은 것도 호재다. 조상우(넥센·0.1이닝 무실점)∼차우찬(삼성·2이닝 1실점)∼정우람(SK·1.1이닝 1실점)∼조무근(kt·1.2이닝 1실점)이 이어 던지며 실전등판이 부족했던 불펜진이 몸을 푼 것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타이베이(대만) |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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