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매치] 조용한 실력자 vs 현란한 파워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7시 05분


김윤석과 강동원(위쪽 사진), 조승우와 이병헌. 각각이 짝을 이룬 영화 ‘검은 사제들’과 ‘내부자들’은 가을 극장가를 뒤흔들 ‘남자들의 전쟁’으로 볼 만하다. 사진제공|영화사 집·내부자들문화전문회사
김윤석과 강동원(위쪽 사진), 조승우와 이병헌. 각각이 짝을 이룬 영화 ‘검은 사제들’과 ‘내부자들’은 가을 극장가를 뒤흔들 ‘남자들의 전쟁’으로 볼 만하다. 사진제공|영화사 집·내부자들문화전문회사
김윤석·강동원 6년전부터 이어온 인연
영화 속 숭고한 믿음의 관계로 이어져

이병헌·조승우, 물과 기름같은 캐릭터
각자 탁월한 연기력으로 ‘현란한 조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대결이다. 쉽게 예측할만한 영역은 더욱 아니다.

배우 김윤석과 강동원 그리고 이병헌과 조승우가 서로 손잡은, 각각의 영화로 극장에서 맞붙는다. 쌓아온 이미지나 개성이 제각각인 이들이 혼자가 아닌 짝을 지어 링 위에 올라 ‘2대2’ 복식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김윤석과 강동원이 만난 ‘검은 사제들’이 일단 유리한 위치다. 5일 개봉해 첫 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2주째 성적도 기대해 볼만 하다. 물론 17일 개봉하는 이병헌과 조승우의 ‘내부자들’ 역시 시사회 직후 긍정적인 평가가 집중된다는 점에서, 가을 극장가에 들이닥친 ‘남자들의 전쟁’으로 볼 만하다.

● 김윤석·강동원,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 ‘믿음’

누구나 내 삶을 이끌어줄 멘토를 원한다. 멘토 또한 자신의 뜻을 이어받을 멘티를 기대한다. 그런 면에서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제작 영화사 집)의 김윤석(47)과 강동원(34)은 근래 여느 영화와 비교해 단연 깊이 있게 그리고 숭고하게 그 믿음의 관계를 그려냈다.

영화 속 두 배우에게 나이차는 문제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이미 6년 전 ‘전우치’에서 만나 흥행(606만 명)을 일궜고,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아 술잔을 나눈 사이다.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외모이지만, 뜻밖에도 함께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관객에게 믿음을 주는 배경은 함께 쌓은 시간의 힘, 서로를 향한 애정에서 나왔다.

‘검은 사제들’의 캐스팅 작업이 한창이던 때, 김윤석은 조금 먼저 출연을 결정한 강동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가 먼저 됐고, 안됐고 따위의 불필요한 눈치싸움은 없었다. 그는 후배에게 “죽이는 이야기”라며 “재미있게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영화에서 구마 예식(엑소시즘)을 진행하는 사제와 부사제로 나선 김윤석과 강동원은 운명으로 엮인 듯 서로를 바라보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심지어 영화 시작 한 시간 뒤에 처음 만나, 남은 한 시간 분량만을 함께 하지만, 관객이 이런 사실을 미처 눈치 챌 수 없을 만큼 두 배우는 끈끈하게 엮여 있다.

이런 어우러짐으로 인해 아직 개봉 초반인 영화는 벌써부터 후속편에 대한 기대를 얻고 있다. 작품 선택에 누구보다 까다로운 강동원이 가장 적극적이다.


● 이병헌·조승우 물과 기름의 혼합 ‘현란한 에너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온 이병헌(45)이지만 상대 배우에게 이렇게 후한 점수를 준 적이 있을까. ‘내부자들’의 상대역 조승우(35)를 두고 그는 “평생 함께 할 친구를 얻은 기분”이라고 했다. 둘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 1999년 데뷔한 조승우는 당시에 이미 톱스타였던 이병헌을 두고 “나에게는 처음부터 스타였다”고 존경의 뜻을 내비쳤다.

믿고 따르는 실제 상황과 달리 영화에서 이병헌과 조승우는 물과 기름에 가까운 ‘깡패’와 ‘검사’ 역할을 나눠 맡았다. 주먹질은 예사, 주고받는 대화의 절반이 욕설이다.

첨예한 대척점에 있는 두 존재가 서로를 인지하고 이해하면서 결국 믿음을 나눌 때, 관객의 감정은 폭발한다. ‘내부자들’에서 보여주는 이병헌과 조승우의 관계가 그렇다. 권력가들의 음모에 맞선 두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고 원하는 복수를 이룰지 지켜보는 과정은, 그 어떤 경우에도 폄훼할 수 없는 각자의 탁월한 연기력이 바탕이 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김윤석과 강동원이 ‘조용한 실력자’라면 이병헌과 조승우는 마치 ‘현란한 파워맨’ 같다. 물론 각각의 영화에서 맡은 역할의 영향이 크지만, 두 팀이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방식은 그만큼 다르다는 의미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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