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ML 구단’ 계약 즉시 원 소속구단 통장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5시 45분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사진)까지 메이저리그에 보내는 넥센은 가욋돈으로 1785만2015달러(약 206억원)를 확보하게 됐다. 창단 8년 만에 빼어난 선수 육성으로 KBO리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장 진출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됐다. 스포츠동아DB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사진)까지 메이저리그에 보내는 넥센은 가욋돈으로 1785만2015달러(약 206억원)를 확보하게 됐다. 창단 8년 만에 빼어난 선수 육성으로 KBO리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장 진출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됐다. 스포츠동아DB
■ 포스팅비, 어떻게 들어와 어떻게 쓰이나

넥센, 외부 FA 영입보단 내실 다질 가능성
고척돔 입주에 따른 불확실성도 투자의 변수


1785만2015달러(약 206억원)다. 웬만한 프로스포츠단의 1년 운영비에 맞먹는다. 넥센이 최근 2년간 메이저리그 포스팅으로 거두게 된 수확이다. 강정호가 지난해 12월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직행한 첫 야수로 이름을 올리면서 500만2015달러를 안겼고, 박병호가 7일 1285만달러를 선물했다. 리그 정상급으로 성장한 선수들은 더 큰 무대를 꿈꿀 수 있고, 넥센은 ‘포스팅 머니’로 빈 곳간을 채울 수 있어 좋다. 트레이드를 통해 운영비를 보태기 바빴던 팀이 창단 8년 만에 KBO리그의 포스팅 시장 진출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됐다.

● 포스팅 머니는 어떻게 통장에 꽂히나?

KBO리그 선수들은 해외 진출을 위해 풀타임 9년을 보내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7년을 채우면 구단 동의 하에 해외무대를 노크할 수 있다. 구단은 FA로 떠나갈 선수의 몸값을 목돈으로 챙길 수 있으니, 선수가 구단에 보은(?)할 수 있는 기회다. 양자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포스팅에는 구단과 KBO,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오가는 복잡한 절차가 뒤따르지만 ‘포스팅 머니’가 들어오는 과정은 간단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선수와 계약을 마치는 즉시 원 소속구단에 포스팅 머니를 송금한다. 박병호의 독점교섭권을 따낸 메이저리그 구단이 12월 8일(한국시간)까지 최종 계약을 하면 넥센에 1285만달러를 입금하는 방식이다. 이미 지난해 넥센은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계약한 직후 500만달러의 거액을 만질 수 있었다.

● 넥센, FA 시장서 돈 보따리 풀까?

넥센은 포스팅을 통해 두둑한 가욋돈을 얻었다. FA 시장에서 돈 보따리를 풀지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FA 일정은 KBO의 FA 자격선수 공시(18일) 후 22일부터 원 소속구단이 팀 내 FA들과 우선협상을 시작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넥센은 아직 내부방침을 정하지 않았지만, FA 시장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관계자는 “FA 선수 영입 등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FA로 풀리는 주장 이택근(35)을 잡을 전망이지만, 유한준(34)과 손승락(33)은 타 구단 이적이 예상된다. 외부 FA 영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넥센에선 내년 리빌딩 수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넥센도 이미 쉐인 스펜서, 브랜든 나이트, 데럴 마데이를 코칭스태프로 영입하는 등 ‘팜 시스템’ 개편에 착수했다. 선수육성에 자금과 정성을 기울이겠다는 얘기다. 더욱이 넥센은 내년 고척스카이돔 입주에 따른 불확실한 예산 및 집행에 대비해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매년 쌓이는 30억∼40억원의 적자도 무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현 시점에서 FA 투자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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