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5만2015달러(약 206억원)다. 웬만한 프로스포츠단의 1년 운영비에 맞먹는다. 넥센이 최근 2년간 메이저리그 포스팅으로 거두게 된 수확이다. 강정호가 지난해 12월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직행한 첫 야수로 이름을 올리면서 500만2015달러를 안겼고, 박병호가 7일 1285만달러를 선물했다. 리그 정상급으로 성장한 선수들은 더 큰 무대를 꿈꿀 수 있고, 넥센은 ‘포스팅 머니’로 빈 곳간을 채울 수 있어 좋다. 트레이드를 통해 운영비를 보태기 바빴던 팀이 창단 8년 만에 KBO리그의 포스팅 시장 진출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됐다.
● 포스팅 머니는 어떻게 통장에 꽂히나?
KBO리그 선수들은 해외 진출을 위해 풀타임 9년을 보내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7년을 채우면 구단 동의 하에 해외무대를 노크할 수 있다. 구단은 FA로 떠나갈 선수의 몸값을 목돈으로 챙길 수 있으니, 선수가 구단에 보은(?)할 수 있는 기회다. 양자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포스팅에는 구단과 KBO,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오가는 복잡한 절차가 뒤따르지만 ‘포스팅 머니’가 들어오는 과정은 간단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선수와 계약을 마치는 즉시 원 소속구단에 포스팅 머니를 송금한다. 박병호의 독점교섭권을 따낸 메이저리그 구단이 12월 8일(한국시간)까지 최종 계약을 하면 넥센에 1285만달러를 입금하는 방식이다. 이미 지난해 넥센은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계약한 직후 500만달러의 거액을 만질 수 있었다.
● 넥센, FA 시장서 돈 보따리 풀까?
넥센은 포스팅을 통해 두둑한 가욋돈을 얻었다. FA 시장에서 돈 보따리를 풀지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FA 일정은 KBO의 FA 자격선수 공시(18일) 후 22일부터 원 소속구단이 팀 내 FA들과 우선협상을 시작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넥센은 아직 내부방침을 정하지 않았지만, FA 시장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관계자는 “FA 선수 영입 등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FA로 풀리는 주장 이택근(35)을 잡을 전망이지만, 유한준(34)과 손승락(33)은 타 구단 이적이 예상된다. 외부 FA 영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넥센에선 내년 리빌딩 수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넥센도 이미 쉐인 스펜서, 브랜든 나이트, 데럴 마데이를 코칭스태프로 영입하는 등 ‘팜 시스템’ 개편에 착수했다. 선수육성에 자금과 정성을 기울이겠다는 얘기다. 더욱이 넥센은 내년 고척스카이돔 입주에 따른 불확실한 예산 및 집행에 대비해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매년 쌓이는 30억∼40억원의 적자도 무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현 시점에서 FA 투자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