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편도족·혼밥족을 잡아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5시 45분


7일 세븐일레븐이 개최한 전국팔도 도시락경연대회에서 새 도시락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참가자들. ‘혼밥족’, ‘편도족’이 늘면서 편의점들은 보다 맛있고 영양이 높은 도시락을 내놓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
7일 세븐일레븐이 개최한 전국팔도 도시락경연대회에서 새 도시락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참가자들. ‘혼밥족’, ‘편도족’이 늘면서 편의점들은 보다 맛있고 영양이 높은 도시락을 내놓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
경기불황에 효자상품된 편의점 도시락
9찬 밥상·프리미엄 김밥 등 품질 격상
‘대충 때우는 한 끼’서 ‘든든한 한 끼’로

국내 편의점에서 처음으로 도시락이 등장한 시기는 1990년대 중반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만 해도 편의점 입장에서 도시락은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계륵같은 상품군이었다. 그런데 편의점 도시락이 화려하게 효자 아이템으로 부상한 분기점이 있었으니 바로 2008년이다. 상반기의 고물가, 고유가에 이어 하반기에는 금융위기 불황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던 해이다. 구조조정, 감원설 등으로 고용불안까지 겹치면서 외식은 물론 점심값까지 줄이려는 직장인들이 급증했다. 이런 사회적 기류를 타고 편의점 도시락은 순식간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신분이 바뀌게 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도시락 매출은 2009년 189.1%, 2010년 113.5%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해마다 약 60%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은 이제 ‘대충 때우는 한 끼’가 아닌 ‘제대로 된 식사’로 대접받고 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는 ‘편도족’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편도(편의점 도시락)’는 이제 점심뿐만 아니라 저녁과 주말식사까지 책임지는 귀한 아이템이다.


12반찬 명품도시락·프리미엄 김밥·동절기 토스트도 인기

편의점들의 도시락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대충 한 끼’는 옛말이다. 지금은 ‘편도’가 ‘집밥’에 도전장을 내는 시대다.

도시락은 일단 밥이 맛있어야 한다. 세븐일레븐은 도시락에 고품질의 국내산 햅쌀을 100% 사용하고 있다.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쌀은 도정 당일 입고되어 3일 내에 사용한다. 반찬에도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있다.

미니스톱은 12가지 반찬으로 구성한 ‘명품 진수성찬’을 선보였다. 치킨야채볶음, 부추불고기볶음, 생선가스, 고기산적 등 푸짐한 반찬이 12가지나 나온다. 편의점 도시락 중 반찬 가짓수로는 으뜸이다. 스타셰프 에드워드 권과 공동개발한 ‘함박&스파게티 도시락’도 있다. 두툼한 함박스테이크와 미트소스를 얹은 스파게티가 메인이다.

CU는 4월에 ‘국민9찬밥상’과 ‘국민7찬밥상’을 내놨다. 집밥을 도시락으로 구현한 집밥도시락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구이, 전, 튀김, 나물 등 집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반찬들로 구성했다.

간편한 한 끼의 대명사인 김밥도 진화 중이다. GS25는 3000원짜리 ‘숯불고기 김밥’을 출시했다. 밥의 양을 줄이고 숯불고기, 간장으로 맛을 낸 어묵 등으로 속을 채웠다. 편의점 김밥 중에서 가장 비싼 프리미엄 김밥이다. 스팸이 두툼하게 들어간 ‘김혜자밥愛 스팸 주먹밥’도 있다.

세븐일레븐도 프리미엄 김밥제품인 ‘혜리 스테이크 김밥’과 ‘혜리 웨이브햄 김밥’ 2종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의 경우 약 250g 중량으로 밥 한 공기보다 양이 많다. ‘혜리 스테이크 김밥’은 두툼한 스테이크에 우엉, 청상추, 백단무지 등으로 속을 채웠다. 동절기를 겨냥한 따뜻한 프렌치 토스트도 있다. 일반 식빵보다 4mm 더 두꺼운 17mm 식빵을 사용해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점심보다는 바쁜 출근길 아침식사용으로 잘 어울린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가맹점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도시락 메뉴 개발을 위해 전국팔도 도시락경연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 대회에서는 ‘닭가슴살 카레볶음밥’을 선보인 호남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사랑에 빠진 계란 오믈렛’, ‘고등어 간장구이 도시락’, ‘따뜻한 북해도 크림스튜’ 등 다양한 도시락이 출품됐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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