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 100세]예쁜 배꼽 만들기만큼 위생에도 신경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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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외과 정민 교수
가천대 길병원 외과 정민 교수
배꼽은 태아와 어머니의 태반 사이를 연결해 태아에게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던 장치이다. 그리스 신화에도 배꼽이 종종 등장한다.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가 토한 돌을 신탁의 땅인 델포이에 놓아두고 이것을 대지의 중심인 배꼽(omphalos)이라고 불렀다.

로마에서는 로마 제국의 지역 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원점을 로마 시 한가운데 두고, 배꼽(umbilicus)이라고 불렀다. 이 시대에는 배꼽을 세상의 중심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건강의 측면에서도 배꼽은 큰 의미가 있다. 배꼽은 배에서 가장 얇은 부분이다. 그래서 배꼽을 만지면 배앓이를 할 수 있다. 더운 여름에도 배꼽 근처는 얇은 이불이라도 덮고 자라고 했던 어른들 말씀은 이런 이유에서다.

배꼽은 태어나서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열려 있기도 한다. 이럴 때 아기가 참외 배꼽을 가졌다고들 한다. 그러나 보통 3세 이전에 닫히게 된다. 만약 어른 배꼽이 열려 있다면 수술로 교정해야 한다.

배의 복벽이 갑자기 늘어나 어른 배꼽이 열리기도 하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는 쌍둥이 등 다태아를 가지거나 양수 과다로 배가 많이 불어났거나 간경화로 인해 갑자기 복수가 많이 찼을 때다. 배꼽이 열리면 배 안의 장기가 열린 틈으로 밀고 나와서 불룩하게 튀어나온 덩어리를 형성하게 된다. 이것을 배꼽 탈장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배꼽 탈장의 열린 부위는 비교적 작아서 손가락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크기이다. 이 작은 틈으로 배 안의 장기가 돌출하게 되고, 이 상태가 어느 정도 유지되면 돌출된 곳의 혈액 공급이 차단돼 조직이 썩는 괴사에 빠지게 된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배꼽은 배의 피부보다 내려앉아 있어서 손이 잘 닿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다른 신체 부위보다 위생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여름에 관리를 소홀히 하면 냄새가 나기도 한다. 너무 자주 씻으면 아플 수 있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고약한 상황이 되는 배꼽의 관리가 쉽지만은 않다. 요즘은 배꼽 모양을 예쁘게 하려고 성형수술을 한다고도 한다. 배꼽의 모양을 예쁘게 하려는 노력도 좋지만 약간의 정성으로 배꼽의 위생에 신경을 쓰는 게 맞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정민 교수
#건강 100세#배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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