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兆 공적자금 받는 마당에… 대우조선, 생산직에 100만원씩 격려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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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 “9월 노사합의 따른 것”… 업계 “허리띠 졸라매야 할 판인데…”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 원을 지원받게 된 대우조선해양이 생산직 직원에게 격려금을 1인당 100만 원씩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월 노사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기는 하지만 회사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사무기술직은 연말까지 격려금 수령을 미룬 상황에서 ‘공적기금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정기 급여지급일인 6일 급여와 함께 생산직 직원에게 무사고 달성 격려금을 줬다. 이를 두고 금융계와 조선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마당에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삼성중공업이 격려금 400만 원과 명절 귀향비 30만 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임금 협상을 타결한 것과 비교할 때 ‘과연 제대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느냐’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번 격려금이 9월 노사 협상 결과에 따라 지난달 말 지급하려다 미뤘던 돈”이라고 해명했다. 노사 협상 당시 사측은 경영 위기 극복 격려금으로 직원 1인당 기본급의 250%, 교섭 타결 격려금 130만 원, 무사고 달성 격려금 100만 원, 회사 주식 150주를 주기로 하고 노조와 협상을 타결했다. 기본급은 직급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평균 210만 원 선으로 알려져 있어 전체 액수는 1인당 850만∼900만 원 정도다. 이 중 130만 원은 타결 직후 지급됐다. 주식 150주도 지난달 직원들에게 배분됐다. 이에 더해 100만 원이 생산직에 추가로 지급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전체 직원 1만3000여 명 중 생산직은 7000여 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측이 현장에서 뛰는 생산직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공적자금을 받는 회사가 격려금을 주는 것 자체가 모럴해저드”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주 초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사 사옥을 매각한다. 매각 가격은 1800억 원 선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등이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대우조선해양#생산직#격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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