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람들’ 잇단 출사표… “전략공천 새 불씨되나”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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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출마 정리’ 11월 둘째주내 2차개각]朴心 내세워 현역의원과 경선
비박 “텃밭서 사실상 전략공천”… 공천룰 논의 11월 둘째주 본격화 전망

새누리당에선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사의 표명이 잠복했던 ‘전략공천’ 논란에 새로운 불씨가 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대 총선 출마 의사를 내비친 정 장관의 사퇴는 기존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여의도 복귀와는 의미가 다르다. 당사자나 청와대가 아무리 부인을 해도 박근혜 정부 내각의 장관이기 때문에 ‘박근혜 사람’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채로 새누리당 현역 의원의 지역구를 공략하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박심(朴心)’ 시비가 불거질 수 있는 셈이다.

비박(비박근혜)계 한 재선 의원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와 내각에서 총선 출마자를 조기에 솎아냈지만 그걸로 논란의 끝이 아니다”라며 “장관 출신들이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에 가서 ‘청와대가 보내서 왔다’고 하면 웬만하면 후보 경선에서 다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경선’이라는 방식을 빌리더라도 사실상 전략공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전략공천은 단 한 석도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김무성 대표 측은 이들의 출마에 대해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박 대통령이 대놓고 전략공천을 한 것도 아니고 ‘낙하산 공천’을 한 것도 아니라 정면충돌할 이유가 없다는 것. 김 대표 측 인사는 “어느 누구든 출마를 막을 순 없다”며 “원칙적으로 상향식 공천 룰에 따라 경선을 치르면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과의 원만한 관계 설정을 위해선 용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 장관 등의 출마설이 나도는 지역구 현역 의원들은 초긴장하고 있다. 정 장관은 고향인 경북 경주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지역의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장관,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 ‘박심을 얻고 내려왔다’는 인물들이 많다”며 “‘공천 룰’이 어떻게 정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총선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어느 지역구를 선택할지도 관심이다. 윤 장관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 출신이지만 부산고를 다녀 부산 지역 출마가 거론된다.

이번 주부터 잠시 중단됐던 공천 룰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공천 특별기구위원장 선임을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총선출마#2차개각#청와대#순차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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