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7번 우승…최강희 감독 부임 후 다시 쓴 전북 역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9일 05시 45분


최강희 감독과 전북현대. 사진제공|K리그
최강희 감독과 전북현대. 사진제공|K리그
2005년 부임후 지방구단서 강호 우뚝
최 감독 “2008년 자신감 생긴 증흥기”


이변은 없었다. 반전도 없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은 2015시즌에도 변함없이 전북현대 천하였다. 전북은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를 통해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에서 당당히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2경기가 더 남았지만 2위권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2009, 2011, 2014년에 이은 통산 4번째 K리그 평정이다.

올해로 창단 21주년을 맞은 전북의 역사는 최강희(56) 감독의 ‘부임 전’과 ‘부임 후’로 명확히, 또 뚜렷이 구분된다. 최 감독이 2005년 부임하기 전만 해도 전북은 지방의 볼 품 없는 한 구단에 불과했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인 2003년과 2005년 2차례 FA컵을 제패하고, 2004년 K리그 슈퍼컵 타이틀을 거머쥐긴 했으나 명문으로 부르기에는 부족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2009년 호남팀 최초로 K리그 타이틀을 품에 안으면서 강호의 입지를 굳혔다.

전북의 우승 시리즈 대부분은 최 감독과 함께 일군 위대한 역사다. ‘최강희호’ 체제의 전북은 모두 6개 트로피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 전시했다. 2005년 FA컵을 시작으로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여기에 2년 연속 우승과 함께 K리그를 4차례나 평정해 최 감독은 한국프로축구 사상 최고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최 감독은 전북의 중흥기가 2008년부터 도래했다고 본다. 이전 FA컵과 챔피언스리그를 ‘어쩌다’ 또는 ‘운 좋아’ 우승했다면, 실력과 힘이 확실히 나타난 시점이 6강 플레이오프(PO)에 턱걸이한 뒤 종합순위 4위로 마친 7년 전이라는 것이다. “부임 초에 내가 ‘언제 잘릴까’를 고민했고, 몇 년 흐른 뒤에는 ‘우리가 과연 가슴에 별(우승 상징)을 달 수 있을까’란 의문이 있었는데 2008년을 계기로 자신감이 생겼다. ‘해볼 만하다’는 마음으로 나도, 선수들도 마음가짐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올해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실패한 사실이다. FA컵에서도 조기 탈락했다. 그러나 전북은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었다. 특유의 ‘우승 DNA’는 그대로였다. 스플릿 라운드 이전인 정규리그 33라운드까지 전북과 2위 수원삼성의 격차는 승점 8점이었다. 지난 시즌 같은 시점의 격차(당시 승점 10)보다 조금 떨어지는 수치였지만, 누구도 전북의 우승에 의문부호를 달지 못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와 비교해 우리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는 경우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가끔씩 지긴 해도 위기를 극복할 힘이 생겼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