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억원 포스팅 의미…1루수 주전+30홈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9일 05시 45분


넥센 박병호가 7일 1285만달러(약 146억원)의 포스팅 결과를 받아들며 빅리그 진출을 향한 첫 관문을 활짝 열었다. 박병호가 쿠바와의 슈퍼시리즈에 앞서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수비련을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넥센 박병호가 7일 1285만달러(약 146억원)의 포스팅 결과를 받아들며 빅리그 진출을 향한 첫 관문을 활짝 열었다. 박병호가 쿠바와의 슈퍼시리즈에 앞서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수비련을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박병호, 아시아 야수 두번째 큰 금액

넥센, 포스팅결과 확인 후 곧바로 수용
강정호의 약 2.5배…연봉 대박 청신호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 속담은 빈말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ML) 진출을 향한 박병호(29·넥센)의 첫 관문이 열렸다. 넥센은 7일 KBO로부터 포스팅 결과를 전해 듣고 곧장 이를 수용했다. 1285만달러(약 146억원)로 지난해 강정호(28·피츠버그)가 받은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보다 2.5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앞서 넥센은 2일 ML 사무국에 박병호의 포스팅을 공시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넥센 관계자는 “구단과 선수 모두 예상했던 금액 이상이 나왔다”고 밝혔다.

● 최고타자 상징의 마지노선

포스팅 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구단은 4년 연속 홈런왕과 KBO리그 최고 타자인 박병호의 상징성을 고려해 최고 대우를 기다렸다. 기대가 환호로 바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구단에선 1000만달러 이상의 금액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최근 2시즌 동안 보여준 박병호의 활약과 ML 구단들의 관심 때문이었다. ML 30개 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17개 팀이 올 시즌 목동구장을 찾았다. 박병호의 일거수일거족을 관찰하며 스카우팅리포트를 작성했다. 이미 내부회의를 마치고 결론을 내린 ML 구단들이 포스트시즌 내내 박병호를 찾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넥센 구단도 뜸을 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 야수 최초로 ML 무대를 두드린 강정호는 모든 것이 낯설고 불확실했다. KBO리그에서 훌륭한 족적을 남겼지만 빅리그에서 통할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강정호가 모든 의구심을 걷어내자, 박병호에게 서광이 비췄다. 넥센은 ‘포스팅’ 장이 서는 1일(현지시간) 공시를 즉각 신청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ML 도전 순항할까?

박병호는 역대 아시아 야수 ML 포스팅 최고액을 뛰어넘지 못했다.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42·마이애미)가 2001년 시애틀에 낙찰된 포스팅 금액인 1312만5000달러에 조금 못 미쳤다. 그러나 일본프로야구 7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이치로는 ML 진출 첫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할 만큼 눈에 띄는 성적을 남겼다. 박병호의 포스팅 액수는 결국 그만한 관심과 기대치가 따라붙는 것이다. 박병호는 우타거포가 부족한 ML에서 한 시즌 20∼30홈런을 충분히 때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정호는 포스팅 금액을 제외한 몸값으로 4년 1100만달러(약 125억 원)에 옵션 계약 1년(550만달러)을 받고 유틸리티 내야수로 출발했다. 반면 2.5배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받은 박병호는 연봉 총액에서도 강정호를 크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몇몇 외신에선 4년에 4000만달러를 웃도는 예상 금액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높은 포스팅 금액과 연봉은 선수 본인에게 큰 기대치를 드러냄과 동시에 주전을 의미하기도 한다. 높은 연봉 체결을 하고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구단 수뇌부 입장에서 큰 비판과 도전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적응을 위해 경기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포스팅 금액을 통해 주전 청신호를 밝힌 박병호가 성공을 향해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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