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장관이 된 난민 소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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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출신 30세 몬세프, 트뤼도 내각 최연소 장관에

‘난민 출신 소녀가 캐나다 장관에 오르다.’

4일 공식 출범한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내각에서 최연소 장관으로 기용된 한 여성의 드라마 같은 인생이 화제다. 주인공은 이날 트뤼도 정부의 민주제도부 장관으로 취임한 메리엄 몬세프 하원의원(30·사진).

몬세프 장관은 지금 캐나다 내각에서는 최연소다. 역대 장관 중에서는 네 번째로 젊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아프간 전쟁터에서 총탄을 맞고 숨졌다. 홀어머니 밑에서 언니와 여동생과 함께 궁핍한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몬세프는 “전쟁이 끝나기만을 바라며 살았지만 종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며 “탈레반이 여성 교육을 금지했기 때문에 배울 수도 없었다”고 떠올렸다. 그가 열한 살 때인 1996년 그의 가족은 고향을 떠났다. 이란과 파키스탄 요르단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건너갔다.

캐나다 피터버러에 정착한 그의 가족은 난민 자격을 얻고 YMCA와 구세군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았다. 몬세프가 대학(트렌트대) 졸업 후 지역 봉사단체에서 각종 모금 운동을 주도하며 열정적으로 일했던 것도 이런 성장 배경 때문이었다.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정치인’으로 살기로 결심한 몬세프는 지난달 10월 총선에 도전장을 냈고, 자유당 열풍에 힘입어 피터버러-커워다 선거구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장관에 취임한 몬세프는 “여성 문제, 임금 평등, 여성 폭력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제23대 총리로 취임한 트뤼도 자유당 대표는 몬세프 외에도 30명의 장관 중 15명을 여성으로 기용해 캐나다 사상 첫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캐나다 장관#난민#메리엄 몬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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