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12개’ 한국전력, 대한항공 완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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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서 블로킹 득점은 전광판에 올라가는 점수는 1점이지만 효과는 그 이상이다. 상대 점수를 막아내는 것과 동시에 우리 팀 점수를 올릴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이유. 게다가 상대 공격수를 주눅 들게 만드는 심리적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배구 NH농협 V리그 남녀부 경기에서 안방팀 한국전력과 현대건설은 모두 빼어난 블로킹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에 3-0(25-15, 25-22, 25-20) 완승을 거뒀지만 현대건설은 2-3(24-26, 25-19, 22-25, 25-15, 8-15)으로 석패하고 말았다. 언제 어느 때 블로킹이 나왔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렸다.

이날 블로킹에서 12-2로 앞선 한국전력이 가장 결정적인 블로킹을 성공시킨 건 2세트 후반이었다. 한국전력이 세트 내내 끌려가다 맞이한 18-18 동점 상황에서 최석기(29·블로킹 5개)가 대한항공 신영수(33)의 오픈 공격을 잡아내며 역전에 성공한 것. 이후 한국전력은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2세트를 따낸 뒤 3세트 때도 여세를 몰아 승리를 확정했다.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 얀스토크(32)가 양 팀 최다인 24점(공격성공률 54.1%)을 올렸다.

반면 현대건설은 블로킹을 19개나 성공시켰지만 5세트 때는 상대 블로킹에 당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흥국생명은 이날 전체 블로킹 7개 중 4개를 5세트 초반에 성공시키며 7-0으로 앞서 나갔다. 특히 현대건설 출신 김수지(28)가 현대건설 좌우 날개 황연주(29)와 에밀리(23)를 잇따라 잡아낸 게 컸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경기 후 “블로킹 19개를 당하고 이긴 건 처음 같다”고 말했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블로킹#대한항공#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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