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중국發 공포’]中 “반도체 집중육성”… 韓 바짝 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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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주력산업 추월 위협

중국은 지난해 6월 ‘국가 집적회로(IC) 발전 추진 요강’을 발표하면서 21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지난달 자회사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세계 4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인 미국 샌디스크를 190억 달러(약 21조6000억 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이뤄냈다.

한국이 중국과 비교해 압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부문이 바로 메모리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등)다. 하지만 우리가 취약한 비메모리반도체인 시스템반도체에서 이미 한국을 넘어선 중국은 메모리반도체에서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메모리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제외하고는 이미 조선 철강 석유화학 통신기기 가전 등 한국의 주력 산업을 상당 부분 따라잡았다.

한국과 중국 주력 산업의 2014년 세계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조선(건조량)에서 한국은 34.6%로 중국(35.9%)에 추월당했다. 스마트폰도 전체 판매량만 따지면 중국 점유율이 31.4%, 한국은 29.5%다. 철강 세계시장 점유율은 조강량 기준으로 중국 50.3%, 한국 4.4%로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졌다.

최근 중국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 산업 전 분야에서 한국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매출 기준으로 한국이 세계시장 점유율 38.9%로 중국(13.1%)을 앞서지만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1∼9월 기준 디스플레이 산업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55.9%로 IT산업 평균(2013년 41.3%)을 넘어선다. 중국이 경쟁력을 향상시켜 내수시장에 국산화가 진행되면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을 받게 되는 셈이다.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가전제품도 기술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 서동혁 산업연구원 신성장산업연구실장은 “두 분야는 여전히 세계시장에서는 한국이 우세하지만 중국에서만큼은 열세”라고 지적했다. 가전제품 역시 중국 내에서는 자국 6대 브랜드의 점유율이 80%다. 서 실장은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 대량생산 및 브랜드 인지도 강화가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은 결국 주력 산업의 기술력과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총괄본부장은 “핵심 신소재·부품, 융·복합 신기술 제품 등 신성장 제조업을 육성해 중국이 추격하기 힘든 분야를 주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해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중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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