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돌연 일본으로 떠난 이경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6일 07시 05분


1998년 11월6일 이경규는 정말 잘 나가는 개그맨이었지만 이튿날 더 큰 꿈을 위해 38살의 나이에 일본으로 훌쩍 떠났다.
1998년 11월6일 이경규는 정말 잘 나가는 개그맨이었지만 이튿날 더 큰 꿈을 위해 38살의 나이에 일본으로 훌쩍 떠났다.
■ 1998년 11월 6일

9월 SBS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는 방송인 이경규와 그의 딸 예림씨가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 펼치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 시청자에게 훈훈함을 안겨줬다. 이경규는 유창한 일본어 실력을 발휘하며 딸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일본은 이경규에게 낯선 곳이 아니다. 이미 1990년대 후반 현지에서 1년 동안 공부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1998년 오늘, 이경규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500회 특집방송 녹화를 마쳤다. 그리고 이튿날인 7일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그의 나이 38살이었다. 이경규는 ‘잘 나가는’ 인기 개그맨으로서 자신의 위상을 잠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변화하는 방송환경에 적응하고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1998년 11월10일자 경향신문) 유학을 결심했다.

이경규는 1988년 11월부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출연하며 ‘몰래카메라’ ‘이경규가 간다’ 등 인기 코너를 이끌었다. 특히 ‘이경규가 간다’는 ‘양심냉장고’를 들고 당대 양심의 소시민들을 찾아 나서며 예능프로그램의 공익적 역할이라는 새로운 면모로 시청자의 시선을 모았다. 그가 일본을 유학처로 택한 계기도 바로 ‘이경규가 간다’ 코너였다. 1996년 가을 일본의 교통문화를 알아보기 위해 현지로 떠나 3박4일 동안 관찰의 시간을 보냈다. 일본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그는 현지의 방송에 대해서도 공부하고자 했다.

앞서 그의 선배 이홍렬은 1991년 30대 중반의 나이에 일본으로 날아가 2년여 동안 공부를 하고 돌아왔다. 이홍렬은 인쇄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유학생활을 했다. 또 이경규가 일본행을 결심할 때 이홍렬은 이미 미국 유학을 떠나 있던 상황이기도 했다. 짐짓 선배의 영향도 없지 않았을 터이다.

이경규는 1년 뒤인 1999년 가을 돌아와 10월 ‘일요일 일요일밤에’로 복귀했다. 그리고 자신의 일본 유학 및 체험담을 담은 ‘일본에서 나는 외국인’이라는 책도 펴냈다.

이 같은 도전과 열정 덕분일까. 이경규는 1981년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후 여전히 현역으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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