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수장’ 김만복 입당에 새누리당 환영…야당 반응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5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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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시절 정보기관의 수장이었던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의 입당에 대해 새누리당이 5일 환영의 뜻을 보였다. 김 전 원장은 8월 27일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광진구의 새누리당 당원협의회에 팩스로 입당원서를 보내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원장이 여당 당원으로서 불과 일주일 전인 10·28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부산 기장군 후보를 도왔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새누리당에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입당할 수 있다”며 “과거 정부의 핵심에 있던 사람이 새누리당을 선택한 건 새누리당을 가야 활동할 수 있고 새누리당이 신뢰할 수 있는 정당이라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이렇게 말했다.

황 사무총장은 또 “김 전 원장이 야당에 입당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입당으로) 새누리당으로 전향했다고까지 해석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당규에서 당에서 제명되거나 탈당한 자를 제외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자유롭게 입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도 김 전 원장의 입당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새누리당은 열린 정당”이라며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냈던 분이 입당을 한다는 건 새누리당에 희망이 있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원장의 부산 해운대·기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황 사무총장은 “당의 공천 절차에 따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총선출마는 누구든 출마의사와 의지가 있으면 자유”라며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는 용인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재 당협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0월말 김 전 원장과 통화할 때만 해도 입당 언급이 없었고 무소속 출마를 고려했으나 뜻을 접었다고 했는데 놀랍다”며 “이런 도둑 입당은 정치 도의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중앙당에서는 김 전 원장의 입당 사실을 이날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황 사무총장은 “요즘 오픈프라이머리 등으로 (각 지역 당원협의회에) 상당히 많은 입당원서가 들어오는 와중에 이분도 입당한 것이 나중에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그분의 새누리 입당은 노무현 정부 국정원장 출신으로 황당하기도 하고 역시 김만복답다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같은 당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트위터에서 “잘 갔습니다. 거절될 겁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김 전 원장이 10·28 재·보선에서 야당 후보를 도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여당 당원이 야당 후보를 도운 셈이어서다 6일 새정치연합 해운대기장을 지역위원회는 김 전 원장의 행적에 대해 규탄 및 사죄 촉구 성명을 낼 예정이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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